박근혜 대통령은 중국 방문 마지막 날인 4일 우리 선열들의 독립항쟁의 피와 얼이 서려 있는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한·중 양국 정부가 새롭게 단장한 임시정부 청사를 찾아 ‘평화통일을 통한 진정한 광복’을 다짐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인 2005년 5월 광복 60주년을 맞아 충칭(重慶)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우선 축사를 통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우리 독립항쟁사의 상징인 청사 재개관식에 참석하게 된 것을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우리 정부는 평화통일을 꼭 이뤄서 진정한 광복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오늘 재개관식은 우리 독립항쟁 유적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한·중 양국이 공유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새롭게 단장한 임시정부 청사가 수많은 선열들의 고귀한 애국정신을 널리 알리고, 우리 역사의 뿌리와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살아 있는 역사 교육의 장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양슝(楊雄) 상하이시 시장은 환영사에서 “임시정부 청사는 양국 국민이 독립항쟁의 운명을 같이하고 서로 도와주는 역사를 기억하는, 역사의 공동재산”이라며 “양국 우의를 상징하는 청사를 영원히 보존할 수 있도록 한국 측과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축사 후 양 시장,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 김우전 원로 애국지사, 박승춘 국가보훈처장과 함께 테이프 커팅식을 했다. 이어 청사 1·2층을 관람한 뒤 3층으로 이동해 전시실을 참관했다. 방명록에는 “선열들의 애국정신을 이어받아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어내겠습니다. 2015. 9. 4. 대한민국 대통령 박근혜”라고 썼다.
박 대통령은 청사에 전시된 이승만 초대 대통령 등 임시정부 각료 사진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한인 2세 교육을 위해 설립·운영됐던 인성학교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에는 “그 어려운 시절에도 교육을 중시했다”고 말했다. 임시정부 국무위원들의 사진 설명에는 “다행히 사진이 남아 있네요”라고 하기도 했다.
행사에는 임시정부 수반이었던 이승만, 박은식, 이상룡, 김구 선생의 후손과 기념사업회 대표, 김우전 원로 애국지사, 중국인 독립유공자 저보성 후손 등 50여명도 참석했다. 김구 선생의 비서였던 김우전 지사는 한국광복군 제3지대 창설요원으로 활약했고, 저보성은 임시정부 주요 요인들을 피신시키는 등 적극 후원했던 중국 인사다. 박 대통령은 이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상하이시 황푸구 마당로 306로 4호에 위치한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는 중국 내 대한민국임시정부를 대표했던 항일독립운동의 본거지다. 임시정부는 상하이에 머무는 동안 수차례 옮겨 다녔는데, 이 건물은 1926년 3월부터 1932년 5월까지 임시정부가 가장 오랫동안 사용했다. 석고문 형식의 3층짜리 벽돌로 만들어진 연립주택 건물로, 1층 회의실과 주방, 2층 집무실과 숙소, 3층 제1·2전시실로 구성됐다.
특히 이곳은 김구 선생이 ‘백범일지’를 집필하기 시작한 곳이자, ‘한인애국단’이 조직돼 이봉창·윤봉길 의사가 의거를 준비한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이번에 새로 개관하면서 임시의정원 손정도 의장의 ‘임시정부 외교활동 성명서’, 한인독립운동단체의 ‘상하이 애국부인회의 성명서’ 등도 새로 추가됐다. 또 1932년 4월 29일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공원 의거현장을 러시아 기자가 촬영한 동영상도 새로 전시됐다. 한국광복군 활동을 담은 사진들도 추가됐다. 중국 ‘신화일보’에 실렸던 김구 선생의 글 ‘중국 항전과 한국독립’도 포함됐다. 청사 측은 기존 단순한 전시를 넘어 입체적으로 바꿨고 임시정부 활동에 더 큰 비중을 두고 개선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상하이를 방문해 탕지핑 황푸구청장과 청사 전시물 개선에 합의하면서 재개관 사업이 시작됐다.
상하이=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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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05 0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