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대통령, 사직 하루 만에 구치소 수감

입력 2015-09-05 02:45

중남미의 과테말라에서 현직 대통령이 세관 뇌물 비리 의혹에 휘말려 사직한 지 하루 만에 구치소에 수감되는 일이 벌어졌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오토 페레스 몰리나(사진) 전 과테말라 대통령은 지난 2일 과테말라 검찰이 측근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하자 의회에 사임서를 제출했다. 몰리나는 사임서를 통해 “깨끗한 양심으로 나를 둘러싼 의혹에 정면으로 맞설 것”이라며 이튿날 법원에 자진 출두했지만 법원의 구속적부심사가 하루 연장되면서 구치소에 구금되는 신세가 됐다. 검찰은 그의 측근인 록사나 발데티 전 부통령이 수입업체들에 세금을 덜어주는 대가로 370만 달러(약 44억1300만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보고 그를 구속했다. 검찰은 또 전·현직 국세청장을 포함한 30명 안팎의 공직자들을 조사하고 있다.

군 장성 출신인 몰리나는 2011년 11월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됐지만 임기 만료 4개월을 앞두고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졸지에 대통령이 사직하고 정권 수뇌부가 비리 혐의로 재판받는 상황에서 과테말라는 6일 차기 대통령과 158명의 의원, 338명의 자치단체장을 선출하는 총선을 치른다. 몰리나의 잔여 임기는 헌법재판관 출신의 알레한드로 말도나도 부통령이 맡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