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디자이너 멘디니 등장에 출렁인 기어 S2 쇼케이스

입력 2015-09-05 02:48
알렉산드로 멘디니(오른쪽 사진)와 그가 디자인한 기어 S2 시계 배경화면. 글로벌 삼성투모로우 홈페이지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템포드롬에서 열린 ‘기어 S2 쇼케이스’ 현장 객석에 노신사 한 명이 있었다. 무대에서 그를 호명하고 카메라가 향하자 노신사는 약간은 쑥스러운 표정으로 가볍게 손인사를 건넸다. 아마 그 순간 스마트 워치를 만드는 전 세계 IT업체 관계자들은 깜짝 놀랐을 것이다. 그가 이탈리아 디자인 대부이자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알렉산드로 멘디니였기 때문이다. 20세기 디자인 아이콘으로 불리는 프루스트 의자, 죽기 전에 꼭 봐야 하는 건축물로 꼽히는 그로닝겐 미술관 등이 그의 작품이다. 멘디니는 까르띠에, 에르메스, 스와치 등 패션 분야 등과도 협업하는 등 경계를 넘나들며 디자인의 판도를 바꾼 인물로 꼽힌다. 그런 멘디니가 기어 S2 행사에 나타난 것이다.

최근 IT업체들은 스마트 워치가 어떻게 하면 시계다워 보일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애플이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마크 뉴슨을 영입해 애플워치 디자인에 참여시킨 것도 이런 이유다. 삼성전자와 멘디니의 협업은 기어 S2 디자인에 날개를 달아준 탁월한 선택이다.

멘디니는 기어 S2 시계 배경화면인 ‘워치 페이스’ 디자인과 시계끈(스트랩) 등의 디자인에 참여했다. 제품 자체에 관여한 건 아니지만 그가 협업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기어 S2의 디자인이 진일보했다는 걸 의미한다. 그는 기어 S2에 자신의 영감을 담아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멘디니는 “전통적인 시계 스타일을 디지털에 녹여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융합시키는 건 매우 흥미진진하면서도 고도의 협업이었다”고 말했다.

기어 S2는 스마트 워치 최초로 원형 디스플레이 테두리 베젤을 회전시키는 사용자경험(UX)을 채택했다. 덕분에 손가락으로 화면을 가리지 않고 조작이 가능해졌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폐쇄성을 깨고 대부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기어 S2가 연동될 수 있도록 개방했다.

기어 S2는 다음 달 2일 한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출시된다.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교통카드, 삼성페이(NFC 단말기에 한정)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