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10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전승절을 계기로 냉랭한 북·중 관계가 재확인되면서 중국의 대북 억지력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중국에서 열병식이 열리던 3일 군수 공장을 시찰하며 ‘마이 웨이’에 나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4일 김 제1비서가 북·중 접경지역인 신의주의 군수 공장을 지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언론이 통상 김 제1비서의 시찰 이튿날 이를 보도하는 관행을 감안하면 전날 시찰에 나선 것이다. 김 제1비서는 “공장에서 세계적 수준의 최첨단 측정계기를 연구·개발했다는 보고를 받고 정말 기뻤다. 개발자들을 직접 만나보고 싶어 이렇게 찾아왔다”고 말했다. 윤동현 인민무력부 부부장 등 군수공업 및 군 관계자들이 대거 수행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오는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에 무력시위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전승절에서 체면을 구긴 북한이 대규모 열병식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해 위신을 세우려 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북한이 무력시위를 강행할 경우 모처럼 훈풍이 불어온 남북 관계도 급랭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실제 남북은 ‘8·25합의’ 후 열흘도 안 돼 설전을 재개했다. 북한이 전날 박 대통령의 발언을 트집 잡아 “언행에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비판하자 우리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는 북한이 대통령 발언을 비방하고 ‘8·25 합의’ 이행 여부를 위협하고 있는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북한은 합의 사항을 성실히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달 초로 예상되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9월말∼10월초 조기 개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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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05 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