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의 귀환] ‘그랜드세일’ 효과… 다시 찾는 코리아

입력 2015-09-05 02:34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주춤했던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늘어나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코리아 그랜드세일’ 조기 시행 등에 힘입은 결과다.

4일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21일 국내 메르스 확진 환자 발생 이후 전년 동기 대비 6월 -41%, 7월 -53% 등 급감세를 보였던 외래 관광객은 8월 한 달간 25% 감소로 그 폭을 줄였다. 특히 8월 마지막 한 주간(24∼31일) 방한객의 경우 전년 수준(전년 대비 -1.6%)에 다다르는 급속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1∼8월간 누계로는 83만95345명으로 전년 943만4290명 대비 아직 11% 수준을 나타냈다.

최대 방한 고객인 중국인 방한객의 경우 8월 마지막 한 주간 동안 전년 수준(20만3329명)보다 6.6% 증가한 21만6705명으로 확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이와 더불어 증시 폭락과 위안화 절하로 중국 내 전체 해외여행 수요 위축이 전망되는 가운데서도 한국으로의 단체관광객 예약률은 증가세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찾으면서 서울 명동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관광경찰 김정환씨는 “메르스가 크게 유행했던 두 달 전에는 명동거리가 텅 비었는데 요즘 관광객 수가 확연히 늘어 예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고 말했다.

(재)한국방문위원회가 운영하는 코리아 그랜드세일 이벤트센터에는 행사가 시작된 지난달 14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방문자 수가 하루 평균 204명으로 지난겨울 행사기간 182명을 넘어섰다. 홈페이지 방문자 수는 지난겨울 일평균 3033명보다 2.5배 이상 늘어난 8076명에 이른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들이 힘을 모은 범정부 차원의 코리아 그랜드세일이 효과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14일 시작해 다음달 말까지 진행되는 코리아 그랜드세일은 메르스 충격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자 예년보다 앞당겨 확대 시행했고 초반부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과거 코리아 그랜드세일이 민간 위주로 진행됐다면 이번에는 범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가미됐다.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는 중국 현지를 방문해 ‘메르스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알리고 여행업계 관계자, 언론인 등을 초청해 한국을 적극 홍보했다.

한국방문위원회는 중국, 일본, 동남아 등에서 해외 설명회 개최 및 해외 박람회 참가, 각국 주요 온라인 포털 이벤트, 해외 옥외광고 및 지면광고 등의 방법으로 코리아 그랜드세일의 전반적인 내용과 주요 혜택들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부 지원에 기업, 업체들도 대거 가세했다. 삼성에 이어 SK 두산 등 대기업이 적극 동참했다. 삼성전자가 면세점과 디지털프라자 면세 매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혜택과 사은품 증정 행사를 마련하자 SK도 계열사를 통해 LTE 와이파이 모뎀 임대료 면제, 워커힐 면세점 할인 등을 내놓았다. 국내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동대문 쇼핑타운에 위치한 두산은 두타광장에 코리아 그랜드세일의 이벤트 부스 설치 등을 지원해 외국인 관광객 몰이에 나섰다.

첫 단추를 잘 끼운 코리아 그랜드세일은 중국의 ‘황금연휴’가 이어지는 이달에는 더욱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3∼5일 전승절 휴일을 시작으로 26일 중추절, 10월 1∼7일 국경절 등이 이어져 ‘유커 특수’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