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승절 열병식] “종전 70년, 미·일은 화해의 모델”… 日 챙기는 오바마

입력 2015-09-04 03:12

중국·러시아의 신밀월에 이어 한국·중국의 밀착을 보는 미국과 일본이 겉으로는 긍정적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버락 오바마(사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항일전쟁 승전 70주년을 기념해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벌인 날 태평양전쟁 종전 70주년을 맞아 당시 적국 일본과의 화해와 새로운 관계를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하고 “태평양전쟁의 종전은 미·일 관계의 새로운 장이 시작됐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며 “이후 70년을 거쳐 온 미·일 관계는 화해의 힘을 보여주는 모델”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과거의 적이 견고한 동맹이 되어서 아시아와 글로벌 무대에서 공통의 이해와 보편적 가치를 증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3일 군사 퍼레이드 등을 통해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견제하면서 ‘일본 때리기’ 효과를 높이려 하자 미국이 오바마 대통령 성명을 통해 일본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국무부는 한·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우리는 역내 국가들의 좋은 관계가 평화와 안정을 촉진한다고 믿는다”며 “이는 미국의 이익과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반면 일본 정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날 항일 승전 기념식 연설에서 양국 간 화해를 언급하지 않은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행사가 소위 반일(反日)적인 것이 아니라 중·일 간 화해 요소를 포함하기를 바란다는 점을 중국 측에 전했는데, 이번 시 주석의 연설에서 그런 요소는 보지 못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스가 장관은 또 “일본 정부로서는 전후 70년을 맞아 과거의 불행한 역사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가 직면한 공통의 과제에 대해 미래 지향의 자세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이번 행사를 주시해 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일·중 간에는 국교정상화 이후 우호의 역사가 있고, 아베 신조 총리와 시 주석 사이에 두 차례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일·중 관계는 개선 기조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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