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경제민주화는 새로운 성장동력”… 교섭단체 대표연설 주요 내용

입력 2015-09-04 02:09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37회 국회 정기회 2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이동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3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경제민주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자”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 시즌2’를 제안한다”며 “경제민주화의 목표는 재벌 해체나 경영권 박탈이 아닌 대기업 경쟁력 제고 및 건전성 회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조하는 효율적 기제”라며 “이를 통해 약탈적 경제 생태계를 극복해 상생의 경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과세표준 500억원 이상 기업에 대한 법인세 인상과 중소기업 금융조달 제도 개선 등을 구체적 과제로 제시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노동개혁에 대해 “개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그 방향은 틀렸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임금피크제와 관련해 “임금피크제와 청년고용은 인과관계가 없다”며 “60세 정년보장과 연계해 노사자율로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고를 쉽게 하고 비정규직을 늘리는 노동개혁은 포기하고, 청년과 비정규직 일자리 문제 해결에 힘을 모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시에 노동계에 “대기업 노동자는 청년과 비정규직에 시간을 양보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재벌 개혁을 강조하면서 최근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롯데그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우리 기업인 줄 알았는데, 막대한 이윤을 일본에 송금하는 등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을 오가며 특혜를 챙겼다”며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국민들은 경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매입과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 삼성물산 합병 등 최근 재벌가에서 벌어진 논란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황제경영, 총수경영에서 비롯된 재벌의 폐해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후진적 제도”라며 “여야가 손을 잡고 이번 정기국회 내에 성과를 내자”고 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이례적으로 칭찬하기도 했다. 최근 발생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고위급 접촉 타결을 통해 해결한 것을 언급하며 “대통령의 인내와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또 박 대통령의 중국 항일 승전기념 열병식 참석에 대해서도 “잘한 결정”이라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7·4 남북공동성명의 3대 정신(자주·평화·민족대단결)을 되살려 남북의 획기적 새 출발을 논의해 달라”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연내 개최를 제안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여당에 독일식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과 특수활동비 제도 개선 논의 참여를 촉구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원내대표 연설을) 전반적으로 좋게 들었다. 우리 당도 생각해볼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평했다. 하지만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주장에 대해선 “논의해 보겠지만, 선거를 앞두고 선거 제도를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회의적 입장을 내놨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