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BNK캐피탈 500억 손실 우려… 채권시장 ‘철렁’

입력 2015-09-04 02:39

BNK캐피탈이 부실채권으로 500억원대 손실을 입을 상황에 처하자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수기 ‘필레오’로 유명한 한일월드는 지난해 5월 48개월 동안 음파 진동 운동기를 무료로 이용하게 해주겠다며 체험단 1만여명을 모집했다. 이후 렌털 채권을 BNK캐피탈에 넘겼다. 1년 동안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한일월드가 고객 계좌에 렌털비 19만8000원을 입금하면 BNK캐피탈이 돈을 빼가는 형식으로 무료 체험 약속이 지켜졌다.

이상 징후는 지난 7월 발생했다. 갑자기 무료 체험을 신청했던 고객 계좌에서 렌털비가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BNK캐피탈은 원래대로 돈을 빼갔지만 자금난에 빠진 한일월드가 입금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계약 해지를 하고 싶어도 대표가 잠적하면서 한일월드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다.

해지 요구가 늘면서 BNK캐피탈은 남은 렌털료를 회수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회수하지 못한 금액은 540억원으로 BNK캐피탈의 6월 말 자기자본의 12.1%에 달한다. 다만 BNK지주회사가 자회사인 BNK캐피탈을 위해 유상증자 등 대비책 강구에 나서면서 신용등급 강등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540억원의 부실 자체가 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큼 크지는 않지만 이번 사태로 여전채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뀔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증권 최종원 책임연구위원은 “이번 일은 후발 캐피털사의 빠른 성장의 부작용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후발 주자 여전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