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시험공부 막바지 단계인 요즘 크리스천 수험생과 학부모의 상당수가 ‘주일 예배’와 ‘학원수업’을 놓고 고민하며, 신앙생활과 입시준비의 조화를 이루기 힘들어하는 때다.
‘입시를 대하는 신앙인의 올바른 자세’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 3일 서울 광진구 장로회신학대에서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소장 박상진(사진) 교수를 만났다. 박 교수는 “크리스천 학부모와 학생들조차 한국사회에 만연한 입시 이데올로기에 매몰돼 있다”면서 ‘기독교적 입시 바라보기’를 제안했다.
박 교수는 신앙과 입시를 대하는 4개 유형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세속모델’로 교회는 다니지만 명목상의 신앙생활을 하고 입시에 대한 생각은 비신자와 다르지 않은 경우다. 박 교수는 “이 부류는 주일 아침에도 자녀를 학원에 보내고, 고액·족집게 과외를 시킨다”며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려면 ‘엄마의 정보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온갖 정보를 수집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유형은 ‘교회모델’이다. 고3이 됐는데도 학부모와 학생이 입시를 뒷전으로 하고 교회생활을 하느라 분주하다. 박 교수는 “이 유형은 신앙생활을 지나치게 강조해 반지성주의 경향을 보인다”며 “‘신앙생활만 열심히 하면 하나님이 다 책임진다’는 생각에 자녀 교육에 관심을 갖지 않고 교회생활에만 매진한다. 이 유형은 신앙보다는 신비주의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 유형은 ‘분리모델’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면서 입시에 대한 관심도 뜨거운 경우다. 박 교수는 “하지만 이 모델에선 신앙과 입시를 연관짓지 않고, 철저하게 분리해서 생각한다”며 “때문에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소명의식 등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네 번째 유형은 ‘통합모델’이다. 박 교수는 “통합모델은 신앙과 비전, 입시가 연결돼 있어 부모는 성경에서 말하는 자녀교육 원리에 근거해 자녀의 학업과 입시를 생각한다”며 “학생들은 수능 점수나 인기학과에 연연하지 않고 하나님의 일꾼으로 쓰임 받는 것에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모델에 속한 학생은 신앙 안에서 인생의 목적과 방향을 깨닫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하는 태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통합모델의 경우 입시 너머의 인생을 바라보는 넓은 시야를 갖고, 생애를 통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성공을 이루는 것에 관심이 있다”며 “때문에 하나님이 주신 은사와 비전을 발견하는 데 주력하고, 그에 따른 과정으로 입시를 이해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믿음 안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넉넉한 마음을 갖고 하나님이 부르시는 소명에 따라 은사를 개발하고 비전을 이룰 수 있는 통로로서 입시를 생각해야 한다”며 “크리스천 부모와 자녀들은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려 하나님의 방법으로 입시를 대하라”고 조언했다.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수능 D-69, 신앙생활과 입시준비 조화 이루려면] “신앙-비전-입시를 하나로 연결해 바라봐야”
입력 2015-09-04 0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