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노트-박강월] 한국 발 답신

입력 2015-09-05 00:24
사랑하는 내 동생 경아! 네 편지를 보니 나도 너무 가슴이 아프구나. 사실 양상은 다르지만, 한국에도 그런 경우는 흔하고 흔해서 늘 우릴 슬프게 한단다. 솔직히 그들은 무지해도 순진하기나 하지 여기는 다 닳고 약아빠진 사람들 투성이어서 더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나도 사역초기에는 병원, 노숙자들, 쪽방 촌, 낙도 등지를 찾아다니며 어떡하든 그들이 하나님께 돌아오기를 구제와 선교공연 등 여러 모양으로 힘썼지만 (그때는 형부가 월급쟁이라 생활비를 다 털어가며) 그들의 완고함에 절망하고 사역을 포기할까 하는 갈등도 수없이 했었다. 하지만, 결국엔 내 스스로는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무 것도 없음을 깨달았을 때 내 의지를 다 내려놓고 아버지 앞에 순복을 선언했단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버지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끝없는 인내와 기다림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지. 네 말대로 ‘사랑’ 그 자체이신 우리 아버지께서 하실 수 없어서 그들을 보고만 계시겠니? 네 마음이 아프고 아픈 만큼 하나님 마음은 더 아프시지만, 눈물을 흘리시고 또 흘리시면서 그들이 당신께로 돌아오길 오래참고 기다리시는 분이 바로 우리 하나님이시잖니? 오죽하면 창조주이신 하나님께서 사람의 몸을 입으시고 십자가에서 못 박히시기까지 당신을 배신하고 사탄의 종이 된 인간들을 위한 구원의 길을 여셨겠니? 시쳇말로 하자면 죽어 마땅한 어마무시한 배신자들인데…. 아버지께서 케냐 원주민들을 향한 예수님의 마음을 네게 품게 하셨으니 참된 증인으로 사용하시려는 훈련과정 중 하나라 여기고 날마다 말씀과 기도로 더욱 무장된 선교사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할게.

너를 위한 나의 기도가 부족했음을 회개한다. 매일 기도 안에서 만나자꾸나. 너의 사역을 지지하고 힘껏 응원한다! 늘 네 안에 계셔 너와 동행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하며 마침내 승전가를 부르게 될 것을 믿으며 예수이름으로 승리를 선포한다!

박강월 (수필가·주부편지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