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쿡] 평생을 함께할 믿음의 짝… 어디서 찾을까요?

입력 2015-09-04 00:05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청년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아니, 못하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네요.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성인남녀 중 미혼의 비중이 4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취업은 어렵고, 주거비는 치솟고, 육아 부담은 크고…. 이런 것들이 결혼 적령기 청년들의 마음을 짓누르기 때문일 겁니다.

크리스천 청년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요즘엔 오히려 ‘종교’가 결혼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푸념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엔 청년들이 80명 정도 있습니다. 20∼25세가 1청년부, 26∼30세는 2청년부, 30세가 넘었는데 미혼인 청년은 3청년부로 구분합니다. 그런데 3청년부의 인원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에만 국한되는 현상은 아닐 것입니다.

크리스천 청년들은 신앙생활을 같이 할 수 있는 이성을 찾으려다 보니 일단 대상 자체가 크게 줄어듭니다. 연애하고 싶으면 교회에 다니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결혼은 다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크리스천 청년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본인이 출석하는 교회 정도일 텐데, 같은 교회에서 교제하다 헤어질 경우 뒷수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교회 안의 연애를 금지하는 목사님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교회에 결혼 적령기 남성이 너무 적다는 것도 문제겠지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꼭 교회에 다니는 이성을 만나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는 청년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종교가 없거나 다른 종교를 가진 배우자를 만나면 아무래도 신앙생활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고, 마찰도 잦아지겠죠.

얼마 전에 청춘남녀를 연결해주는 앱을 알게 됐습니다. 이 앱은 기독청년들만 가입할 수 있습니다. 출석교회, 담임목사 성함, 신앙을 갖게 된 계기, 교회 활동, 기도제목 등을 입력하고 운영진의 검증을 거쳐야 합니다. 저도 가입을 해봤는데 이성의 프로필이 하루에 1∼2개 정도 들어옵니다. 실제로 만난 적은 없지만 교회 성가대에서 지휘하는 고등학교 교사, 베트남 단기선교를 다녀온 회사원, 주일학교 교사를 하는 공무원 등을 소개받았습니다. 다른 교회 청년들과 만날 수 있게 해주는 통로인 셈이지요.

앱뿐만 아니라 ‘갓데이트(GODdate)’ 등 크리스천 청년들의 건전한 이성교제와 결혼을 돕는 사역단체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단체들을 통해 더 이상 ‘교회’가 결혼의 장애요인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30대 중반 싱글 기자의 푸념이었습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