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승절 열병식] 오른손 든 시진핑 “정의·평화·인민의 승리” 외쳐

입력 2015-09-04 03:11
열병식에는 의무부대 여군들도 참가해 위용을 뽐냈다. AP신화연합뉴스
중국이 3일 전승절 열병식 행사에서 중거리 탄도미사일 둥펑-21D(DF-21D)를 공개했다. AP신화연합뉴스
둥펑-21D의 사거리는 900∼1500㎞로 ‘항공모함 킬러’로 알려져 있다. 신형 무인항공기도 처음 공개됐다. AP신화연합뉴스
3일 오전 9시(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천안문 성루 뒤 고궁박물관 내 단문(端門) 남쪽광장. 공식 예복인 중산복 차림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붉은색 원피스를 차려입은 펑리위안 여사가 ‘항일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한 귀빈들을 맞으며 기념 촬영을 시작했다. 펑 여사는 영어로 “This way please(이쪽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촬영 위치를 안내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입장한 외빈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내외였고 마지막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었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단체 기념 촬영 장소로 손님들을 안내했다. 펑 여사의 역할은 기념 촬영까지였다. 기념 촬영을 마친 뒤 펑 여사는 빠지고 시 주석과 각국 지도자들은 천안문 성루 위로 올라가 열병식 관람 준비를 했다. 일부 언론들은 펑 여사가 천안문 성루에 올라 열병식을 참관하는 최초의 ‘퍼스트레이디’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이날까지 15차례의 열병식이 진행됐지만 퍼스트레이디가 참석한 경우는 없었다.

시 주석과 각국 지도자들이 성루에 올랐을 때 이미 중국의 전·현직 지도자들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참석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했던 장쩌민,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을 비롯해 원자바오, 주룽지, 리펑 등 전 총리들도 모습을 보였다. 시 주석을 포함해 리커창 총리와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현직 최고 지도부 7명도 모두 참석해 ‘당의 화합과 단결’을 과시했다. 시 주석은 그동안 ‘반부패’라는 이름으로 장쩌민·후진타오 두 전임자의 측근들을 차례로 제거하면서 당 원로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이 때문에 두 주석의 불참설이 강하게 나돌았다. 장쩌민 전 주석은 시 주석 바로 왼쪽에서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선글라스를 끼고 열병을 지켜봤다. 바로 옆에는 후진타오 전 주석이 있었다.

오전 10시 정각. 리커창 총리의 기념식 공식 개막 선포와 함께 56문의 예포가 70발의 축포를 발사했다. 동시에 국기호위대가 광장 북쪽 편에 있는 국기게양대를 향해 121보 행진한 뒤 오성홍기가 게양됐다.

시 주석은 이어진 연설에서 “중국은 평화발전의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에는 “역사가 보여준 위대한 진리를 깊이 새기자”면서 오른손을 들고 “정의의 승리(正義必勝), 평화의 승리(和平必勝), 인민의 승리(人民必勝)”라고 외쳤다.

연설을 마친 뒤 무개차에 올라 20분간 부대 사열을 진행했다. 시 주석이 “동지들 안녕하세요” “수고 많습니다”라고 인사하자 열병대원들은 “인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며 충성을 다짐했다. 전투기 편대가 상공에 ‘70’자를 그리며 축하 비행에 나섬과 동시에 분열식이 시작됐다. 마지막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가 날고 이어 풍선 7만개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사열·분열식(70분)을 포함한 약 100분간의 전체행사가 막을 내렸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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