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시장에서 고전을 거듭하던 현대·기아자동차의 월간 판매량이 5개월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위축되고 있는 데다 중국 토종 자동차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계속되고 있어 시장 여건은 만만치 않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시장에서 9만6154대를 판매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8월에 비하면 26.6%나 떨어진 판매량이다. 베이징현대가 7만146대로 16.6% 감소했고, 둥펑위에다기아는 2만6008대로 44.7%나 줄었다.
다만 최근 계속 감소하던 월간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현대·기아차의 8월 판매량은 7월(8만4168대)보다 14.2% 증가했다. 지난 4월 이후 4개월째 감소하던 월별 판매가 5개월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은 3월 16만1553대를 시작으로 4월(14만6195대) 5월(12만9027대) 6월(9만7650대) 7월(8만4168대)까지 계속 줄어들었다.
반등은 지난달부터 시작된 가격 인하 등 마케팅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지난달 투싼ix는 2만 위안(370만원), 싼타페는 1만∼3만 위안(180만∼550만원) 각각 가격을 인하했다. 현대·기아차의 일부 중국 현지 딜러들은 최근 단종을 앞둔 차량 가격을 최대 1500만원 가까이 낮춰 경매시장에 내놓기도 했다. 공격적인 마케팅 덕분에 투싼ix는 8월 8174대가 판매돼 7월(3387대)보다 판매량이 141% 증가했고, 싼타페도 전달에 비해 121% 판매가 늘었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도 중국에서 고전 중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13%, 포드는 -11%, 도요타는 -38%의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중국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 인하 및 무이자 할부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GM은 5월부터 11개 차종 가격을 1만∼5.4만 위안(180만∼990만원) 인하했고, BMW 아우디 벤츠 등 독일 업체들은 7월 10억∼20억 위안(1800억∼3700억원) 규모의 딜러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토종 자동차 업체들도 최근 가격 인하 경쟁에 합류했다. 강회기차는 1만∼1.7만 위안(180만∼310만원), 장성기차는 약 5000위안(90만원), 베이징기차는 1.5만 위안(280만원) 각각 가격을 인하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달 기아차 K4와 KX3의 터보모델, 현대차 신형 투싼을 출시하고, 다음달 기아차 신형 K5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판매 상승을 시도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중국 경제 부진으로 중국 토종 업체들의 저가 차량 선호 현상이 확산돼 글로벌 업체들이 공통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매년 중국시장에 특화된 신차를 4∼5개 투입해 전략 차종을 다양화화고, 소형 SUV부터 고급 대형차까지 생산 판매 라인업을 재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中판매 5개월 만에 반등한 현대·기아차, 상승 탄력 하반기까지 이어갈까
입력 2015-09-04 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