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 FIFA 회장 선거 부정 개입”… 정몽준 축구협 명예회장 기자회견

입력 2015-09-04 02:46
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을 위해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성토하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을 위해 부정 선거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한 정몽준(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시아축구연맹이 최근 회원국의 요청이나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거의 모든 회원국들에게 플라티니 회장을 FIFA 회장으로 추대한다는 추천서 양식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정 명예회장은 셰이크 살만 AFC 회장이 최근 회원국에 보낸 서류 사본을 공개했다. 살만 회장이 발송한 서류는 플라티니 회장을 FIFA 회장으로 추대한다는 추천서 양식이다. AFC 회원국은 플라티니 회장 외에는 누구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각서도 포함돼 있다.

정 명예회장은 “FIFA 법규에 의하면 FIFA 회장을 추천할 수 있는 권리는 회원국의 고유 권한”이라며 “대륙연맹이 직접적으로 개별 회원국의 추천 권리에 영향력을 끼치려는 행위는 FIFA 법규 제24조 제1항과 제17조 제1항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행위가 아프리카축구연맹(CAF)에서도 자행됐다고 밝혔다.

정 명예회장은 대통령 선거를 예로 들면서 “시장이나 도지사가 시·도의원들에게 특정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추천서를 발송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FIFA가 17년 만에 선거를 하니 선거를 어떻게 하는지 잊어버린 것 같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불법 추천서 강요 행위 배후에 플라티니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대륙연맹들이 광범위하게 서한을 돌렸는데 과연 플라티니가 몰랐을까”라고 반문한 뒤 축구선수 출신인 플라티니를 겨냥해 “이런 행위는 ‘내가 제일 인기가 있는 사람인데’, ‘인기 축구선수 출신인데’ 같은 자만심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사건은 오히려 내게 좋은 소식”이라며 “불법 추천서를 FIFA 사무국에 보내라고 했으니 부정행위를 자진 신고한 셈이다. FIFA는 현황을 공개하고 관련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정 명예회장은 도메니코 스칼라 FIFA 선거관리 위원장과 코넬 보르벨리 윤리위원장에게 지난달 31일 공식 서한을 보내 살만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추천서를 무효화하는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청했다. AFC의 지인들로부터 이번 사건을 제보 받은 정 명예회장은 선거 구도가 더 이상 플라티니에게 유리하게 흘러가지 못하도록 차단하기 위해 FIFA 선거관리위원회에 정식 조사를 요청하고 언론에 공개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