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한국 배우로서 책임감 느낀다”…‘메이즈 러너 2’서 민호役 맡은 이기홍씨 내한 기자회견

입력 2015-09-04 00:04

“한국 출신 할리우드 배우로서 책임감을 느낍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에서 비중 있는 인물 민호 역을 맡은 배우 이기홍(사진 왼쪽)이 처음으로 고국을 찾았다. 이 영화에서 뉴트 역으로 출연한 영국 출신 배우 토머스 브로디 생스터(오른쪽)와 함께 지난달 31일 입국한 그는 레드카펫 행사와 무대인사 등을 소화했다.

3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 여섯 살 때까지 살았는데 따뜻하고 좋은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다”며 “겨울에 동네 친구들과 눈을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 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는 눈이 잘 오지 않아 더욱 그립다”고 인사했다.

이어 “할리우드에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계 배우들에 대한 기회가 조금씩 주어지는 등 천천히 변화가 일고 있다”며 “맡은 역할을 긍정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특히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이번 영화에서 남성적이고 강한 역할을 하게 돼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011년 ‘올 인 올’로 데뷔한 그는 지난해 ‘메이즈 러너’에서 명석한 두뇌와 튼튼한 체력으로 러너들을 이끄는 역할을 맡아 인상을 남겼다. ‘메이즈 러너’는 전 세계적으로 3억4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으며, 한국에서는 281만 관객을 모았다. 이 영화의 흥행 성공으로 이기홍은 피플이 선정한 ‘세계 최고 섹시 가이’ 4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아내가 그러는데 극 중 배역인 민호는 섹시하고 핫하지만 실제의 나는 아니라고 했다. 아내의 표현이 가장 정확한 것 같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토머스 브로디 생스터에 대해서는 “내년에는 토머스가 리스트에 오르지 않을까 싶다”며 “우리 둘 다 섹시한 친구, 섹시 버디(Sexy Buddy)라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영화는 살아 움직이는 거대한 미로에서 탈출해 또 다른 세상 ‘스코치’에 도착한 러너들이 미스터리 조직 ‘위키드’에 맞서 벌이는 생존 사투를 담았다. 전편의 기존 멤버 토머스(딜런 오브라이언) 뉴트(토머스 브로디 생스터) 트리사(카야 스코델라리오) 민호(이기홍) 등이 출연한다. 17일 개봉된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