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양국 FTA 조기 발효 경제효과 극대화하자”… 朴 대통령-리커창 총리 면담

입력 2015-09-03 02:40
박근혜 대통령이 2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 면담하기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서영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면담했다. 두 사람은 양국 경제관계 심화 및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주요 관심사항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과 리 총리는 한·중 FTA가 조기에 발효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타결된 한·중 FTA는 현재 양국에서 비준 절차가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는 지난달 31일 비준동의안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상정됐으며, 중국에서는 우리의 내각에 해당하는 국무원이 협정문을 심사하고 있다.

두 사람은 한·중 FTA의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비관세장벽 철폐에 양국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중은 정부·기업 간 양해각서(MOU) 33건을 체결해 경제협력을 더욱 긴밀히 하기로 했다.

우선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중국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은 품질검사·검역 분야에서 장관급 협의체를 신설키로 했다. 중국 수출에서 우리 기업이 겪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보건의료, 산업용 로봇, 차세대 통신(5G), 전자부품소재 등 신산업 분야에서도 양국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이번 박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FTA 효과 극대화 방안을 마련해 우리 기업이 중국 소비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한·중 문화 공동시장을 조성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를 계기로 한·중을 하나의 문화시장으로 만들고 이를 토대로 세계시장에 함께 진출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방송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고 한·중의 온·오프라인 배급망을 활용해 공동 배급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국가 간 공동 벤처펀드로는 역대 최대인 2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해 문화콘텐츠와 소프트웨어 등 분야에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동북아시아 개발에서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계기도 마련됐다. 양국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출범 및 운영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동북아개발은행’에 중국이 적극 참여해 줄 것을 제안했다. 동북아개발은행이 중국 동북 3성과 러시아 연해주 등 동북아지역 개발에서 AIIB와 상호보완 관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신(新)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을 연계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