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이 한반도 위기 해소에 역할을 해준 데 감사를 표시하며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이 통일과 역내 평화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한·중 관계는 역대 최상의 우호 관계로 발전했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의 전승절 열병식 참석과 정상회담으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재확인은 물론 그 이상의 관계로 나아가는 기틀을 만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의 경제 발전과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 평화 구도에 최상의 양국 관계가 궁극적인 보탬이 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한층 배가해야 할 시점이다. 외교 전략에서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북핵 해결에 보다 적극적인 중국의 노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북한 경제의 중국 의존도, 김정은 정권의 불가측성, 북핵의 동북아 평화 위협, 최근의 불편한 북·중 관계 등을 감안할 때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 레버리지는 어느 때보다 효과적으로 작용될 수 있다. 최상의 한·중 관계는 거꾸로 북한 외교력의 약화를 의미하며, 이는 중국이 이전보다 의미 있게 북핵 문제에 개입할 여지를 준다.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외교적 기술이 필요하다.
둘째, 동북아 외교 지평을 넓힐 절호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한·미·일 대(對) 북·중·러’라는 기존의 동북아 냉전 구도에서 경제 협력 등 현안에 따라 중재자·주도자로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안보면에서 한·미·일 삼각동맹 체제를 굳건히 하면서 이외 현안에 대해서는 외교적 목소리를 충분히 낼 수 있는 구도를 지향해야 한다. 올해 한·중·일 정상회담을 주도적으로 성사시키는 일이 더욱 절실해졌다.
셋째, 가장 중요한 한·미 관계를 더욱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열병식 참석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한국을 “최상의 파트너”라고 지칭했지만 미국의 반응은 좀 떨떠름한 편이다. 미 언론들이 전승절 참석의 초점을 한·중 관계 격상으로 일제히 분석하는 것은 행정부와 의회의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는 10월 한·미 정상회담은 무척 중요한 행사다. 확고한 동맹 관계를 거듭 확인하는 것은 물론이고, 북한 문제 해결은 결국 한·미의 일치된 견해 위에서 이뤄진다는 점이 강조돼야 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는 사실상 ‘무관심한 방치’다. 미 정치일정상 개선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번에 국가정보국(DNI)으로 돌아가는 시드니 사일러 국무부 6자회담 특사의 후임을 정하지 않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오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미국이 전략을 수정해 북한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사설] 韓中 정상회담 계기로 실리외교 지평 넓혀가기를
입력 2015-09-03 0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