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취업준비생 A씨(26·여)는 화려한 스펙은 없지만 붓글씨를 잘 썼다. 영업은 상품 판매뿐만 아니라 고객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생각한 A씨는 면접에서 고객의 각종 기념일에 붓글씨로 글을 써주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예를 들면 입춘에는 ‘입춘대길’을 붓글씨로 직접 써서 고객에게 전달하자는 것이다. A씨는 면접 심사위원들로부터 뛰어난 영업 마인드를 인정받아 B은행 입사에 성공했다. A씨가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영업 마인드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은행권의 특성을 잘 이해했기 때문이다.
‘나만의 콘텐츠로 원하는 회사 바로 간다’(FKI미디어)의 저자 이재호(사진) 교수는 2일 “기업의 자기소개서 질문이 유도하는 것은 지원자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라며 “스펙을 단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것이라도 나만의 경험이 기업에서 어떻게 발휘될 수 있을지를 연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대학 전공은 자신만의 핵심 콘텐츠가 될 수 있다. 2∼3학년이라면 전공 분야에서 미래 유망한 산업을 찾아 그 분야를 섭렵하려는 공을 들여야 한다. 당장 취업이 코앞에 있는 4학년이라면 전공의 성격을 파악하고 자기소개서(자소서)에 자신의 역량을 녹여내는 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 교수는 취업준비생 10명 중 7명이 자소서의 함정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기업체 공고가 나면 이미 준비해놓은 자소서를 해당 기업에 억지로 갖다 붙이는 식이라는 것. 똑같은 자소서를 글자 수만 맞춰 재탕 삼탕해서는 취업문을 열기 어렵다.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려면 그 기업에 대한 탐색 과정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지원하는 기업의 시가총액과 주가도 꼼꼼히 체크할 정도로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취업 멘토 이재호 교수 “나만의 경험 녹인 콘텐츠로 승부를”
입력 2015-09-03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