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2일 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지도부를 향해 “혁신은 실패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전날 문재인 대표의 소득주도 성장론을 비판한 것보다 한층 날선 어조였다. 문 대표가 연일 당 혁신위원회의 활동을 부각시키며 당내 불협화음 차단에 나서는 것에 대한 정면 반박이기도 했다.
안 의원은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공정성장을 위한 지역균형 발전’ 토론회에서 “혁신위원회를 통해서 당은 변화를 보여줬어야만 했다. 하지만 혁신안에 대해 국민의 관심과 공감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변하지 않았다고 느낀다면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당의 혁신은 실패한 것”이라고 했다. 또 “당 혁신의 본질은 한마디로 집권 대안세력으로 거듭나는 체질 개혁”이라며 “당의 일대 변화와 쇄신을 가져올 수 있는 ‘정풍운동’이나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야당 바로세우기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당 혁신 방향으로 낡은 진보의 청산, 당내 부패척결, 새로운 인재 영입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특히 부패 척결과 관련해서는 “비리에 대해 당내 온정주의나 적당주의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한명숙 의원 대법원 유죄 확정과 윤후덕 의원 자녀 채용 청탁 등을 둘러싼 당의 온정적 태도를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북한에 대해서도 “연대의식만이 답이 아니라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응징하고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강경론을 폈다.
이런 가운데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SBS라디오에 나와 신당 창당 의사를 밝혔고, 문 대표는 광주·전남 지역 기자와의 간담회에서 “신당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야권 내부의 주도권 싸움도 본궤도에 오르는 모습이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안철수 “당 혁신은 실패했다”
입력 2015-09-03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