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내는 것을 좋아하는 국민은 없다. 특히 최근 2∼3년간 연말정산 파동 등으로 국민들의 조세저항은 심해진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납세 현장에서 폭언 등 악성 민원이 증가하고 있고, 최근에는 수백만원의 세금을 동전으로 바꿔 납세하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일선 세무서에서 근무하는 국세청 직원들의 스트레스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국세청이 직원들을 위한 ‘힐링 캠프’를 만든 이유다.
국세청은 지난달 20일 1기 60명을 시작으로 모두 10회에 걸쳐 600명의 직원들에게 1박2일간의 휴식시간을 주기로 했다. 대상은 일선 세무서의 개인납세업무 담당자들이다. 이들은 영세 개인납세자를 상대하는 민원업무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서 맡기 싫은 업무 1순위로 꼽히기도 한다.
국세청은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해 1박2일 동안 직원들에게 ‘맞춤형’ 힐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스트레스 진단 및 전문 상담, 블랙컨슈머(악성고객) 응대법, 명상 등인데 스트레스 진단 결과 대부분 직원들이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캠프에 참가했던 한 직원은 2일 “첫날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극도의 심신불안 상태라는 진단을 받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면서 “민원인만 보면 가슴이 떨리는 증상이 있었는데 전문 상담사와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누다 보니 나름대로의 스트레스 퇴치법을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120명의 직원들이 힐링 캠프에 참여했는데 만족도 평가 결과 90점 이상이 나왔다. 국세청 관계자는 “프로그램을 개인납세분야 외에 전체 직원으로 대상을 확대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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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뒷談] “민원 스트레스 훌훌 털고 오세요”… 국세청, 1박2일 ‘힐링캠프’ 눈길
입력 2015-09-03 0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