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부부 체외 인공 수정 체내 이식 배아 3개로 제한

입력 2015-09-03 02:01
난임 부부가 체외 인공수정을 할 때 체내로 옮길 수 있는 배아의 숫자가 최대 5개에서 3개로 줄어든다. 한 번에 태아 여럿을 임신하면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정부가 취한 조치다. 쌍둥이 급증 현상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체외수정 시 체내로 이식할 수 있는 배아의 숫자를 줄이도록 ‘인공수정 및 체외수정 시술 의학적 기준 가이드라인’을 개정한다고 2일 밝혔다. 앞으로 35세 미만 산모는 최대 2개, 35세 이상은 최대 3개까지만 배아 이식이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최대 허용치가 35세 미만 3개, 35∼39세 4개, 40세 이상 5개였다.

한혁동 대한보조생식학회장(연세대 원주의대 교수)은 “셋 이상을 임신하면 조기출산 확률이 높아지고 태아와 산모도 더 위험해진다”면서 “건강한 아이를 낳게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태아 임신의 경우 의료비 부담도 커진다는 게 복지부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체외수정 시 다태아 출산율이 42.2%로 미국 30.5%, 영국 24.9%, 독일 21.7%에 비해 크게 높다.

이식 배아 수가 최대 3개로 줄었다고 해서 임신 확률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교수는 “3개와 4개, 5개의 차이는 큰 의미가 없다. 환자들도 불만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외수정 시 임신 확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배아를 이식하는 행위는 최근 쌍둥이 출산 증가의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중 다태아 비율은 3.49%로 2004년 2.11%보다 크게 높아졌다. 새 가이드라인에 따라 앞으로는 쌍둥이 출산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