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스트레스와 질병간의 복합적인 관계

입력 2015-09-04 02:43

첼리스트 재클린 뒤 프레는 완벽할 정도의 기교와 풍부한 음악성을 지닌 연주로 유명했다. 하지만 1987년 43세에 다발성 경화증 합병증으로 숨졌다. 절제미보다는 폭발적인 에너지로 넘쳤던 연주와 달리 그는 실생활에서 매우 조심스럽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성격이었다. 재클린의 언니 플루티스트 힐러리 뒤 프레는 동생의 병이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 것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다. 스트레스와 다발성 경화증 합병증은 무관하다는 게 정통 의료계의 견해다. 하지만 저자는 재클린 뒤 프레의 질병과 죽음은 감정의 억압이 초래한 스트레스의 파괴적 영향에 대한 사례라고 주장한다.

내과 전문의인 저자는 20년간 환자 수백 명의 삶과 경험을 통해 트라우마, 스트레스, 질병간의 복합적인 관계를 다층적 시선으로 살펴왔다. 그리고 자기희생적인 성격을 성인이 돼서도 바꾸지 않으면 몸이 이를 거부하며 스스로를 공격한다고 주장한다. 재클린 뒤 프레를 비롯해 야구선수 루 게릭, 위대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등을 통해 마음의 상처가 나중에는 천식, 알츠하이머병, 암까지 여러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스트레스로 가득 찬 외부 상황에서 자신을 해방시키기 위해 노력하라고 조언한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