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1일 ‘공정 성장론’ 간담회를 열어 같은 당 문재인 대표의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해 “부족한 해법”이라고 진단했다. 안 의원은 최근 선거제도 개편 등 현안에서 문 대표와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차기 대선주자 입지를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직접 당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을 맡았던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 규명이 소득 없이 끝나자 ‘출구전략’을 짠 것으로도 해석된다.
안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문 대표의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해 “기업의 임금 인상을 강제할 수단이 없다. 성장론으로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근본적으로 노동시장이 외국과 다른 구조다. 자영업자가 많다”며 “소득주도 성장만으로는 어떠한 자영업자 대책도 세우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정한 제도 하에서 혁신성장이 가능하고 공정한 제도로 공정한 분배를 만들면 (경제 전체가) 선순환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자신의 공정 성장론을 자세히 설명했다. 문 대표가 최근 발표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 대해서도 “범위를 더 확장해 동북아 경제가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간담회에는 안 의원과 함께 당 공동대표를 맡았던 김한길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박영선 의원 등 비노(비노무현)계 주요 인사들이 얼굴을 내비쳤다. 김 의원은 축사를 통해 문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재보선 패배 이후 당 지도부와 혁신위원회가 많은 애를 쓰긴 했지만 국민들의 희망을 자아내는 데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더 큰 변화, 더 큰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지난달에도 문 대표가 강조해 온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대해 “지역갈등 해소에 도움이 되지만 세대갈등과 계층갈등 해소에 중점을 둔 방법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안 의원은 현행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꾸자고 제안하며 오픈프라이머리와 국회 선진화법 개정도 함께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별도로 회동하는 등 정치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문재인에 날 세우는 안철수… 현안마다 다른 목소리, 대선주자 존재감 알리기?
입력 2015-09-02 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