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허수아비와 같아서 한 번에 넘어집니다. 그들은 반드시 후회합니다.”
김삼환 명성교회 목사의 목소리엔 힘이 있었다. 김 목사가 뜨겁게 기도하라고 외치자 참석자들은 두 손을 모았다.
1일 오전 5시30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명성교회 특별새벽집회(특새) 현장. 평소 같았으면 달콤한 새벽잠에 취해 있을 시간이지만 이날은 2만5000명의 성도가 일찍 깨어나 특새에 참석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 유모차를 끌고 온 주부, 지팡이를 짚은 노인들도 눈에 띄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성교회 특새에 참석하기 위해 외국에서 사역하다 찾아온 교역자도 있었다. 명성교회 집사들은 더 일찍 이곳에 나와 야광봉을 흔들며 차량을 인도했다.
특새 첫날인 이날 김 목사는 ‘오직 기도’(마 7:7∼11, 막 1:35∼39)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그는 단호한 목소리로 새벽을 깨우라고 강조했다.
“예수님은 새벽에 기도했습니다. 항상 새벽을 깨웠습니다. 아브라함 여호수아 모세 다윗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승리할 수 없습니다. 기도하지 않는 교인은 세상적으로 성공하더라도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김 목사는 왜 새벽잠을 설쳐가며 기도해야 하는지 직설적으로 전했다. 명성교회 특새는 1980년 9월 1일 시작됐다. 이번이 71번째로 햇수로는 35년째 이어지고 있다. 처음엔 25명의 성도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7만명 이상의 성도가 참여할 정도로 성장했다. 김 목사는 감격에 찬 표정으로 특새를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처음 교회를 개척할 때는 돈이 없어서 중고시장에서 전부 헌 물건을 구입했습니다. 도저히 길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새벽에 일어나 하나님께 부르짖는 것뿐이었습니다.”
안영로 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은 축사에서 “하나님이 노아에게 방주를 만들라고 명령하신 것처럼 김 목사는 ‘명성’이라는 방주를 이끌고 땀과 눈물과 기도로 71번째 특새를 이어오고 있다”며 “여기 있는 수많은 이들이 이 방주에서 함께 눈물 흘리며 기도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71번째 특새를 기념하기 위해 명성교회 청년과 주일학교 학생 710명이 특별찬양을 했다. 성도들은 “주여”를 세 번 외친 뒤 두 손을 들고 통성으로 기도했다. 지난해부터 특새에 참여했다는 김민헌(18)군은 “새벽 일찍 일어나 등교하기 전에 참석했다”며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걱정인데 특새를 통해 위로와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내 마음에 합한 자’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특새는 5일까지 이어진다.
2∼5일엔 서울 강동구 구천면로 명성교회에서 1부(오전 4시50분) 2부(6시) 3부(7시20분) 4부(8시30분) 5부(10시) 등 하루 다섯 차례 열린다. 매일 오전 6시 CTS CBS C채널 굿TV와 명성교회 홈페이지에서 생중계된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어둠을 깨워 ‘영성의 새날’ 열었다… 명성교회 35년째 ‘특새’ 첫날 2만5000여명 은혜
입력 2015-09-02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