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는 최고의 두 시즌을 보냈다. 2013-2014 시즌에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에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상황이 다르다. 많은 전문가들이 올 시즌 LG의 고전을 예상하고 있다. 실제 LG는 ‘차·포’를 떼고 올 시즌을 치러야 한다. 코트의 야전사령관 격인 가드 김시래는 군에 입대했다. 주포 문태종도 고양 오리온스로 둥지를 옮겼다.
지난달 26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만난 김진(54·사진) 감독은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 “특히 경기를 리드해주는 가드 공백이 너무 아쉽다”고 했다.
김 감독으로부터 들은 팀 사정은 ‘설상가상(雪上加霜)’이었다. 김시래를 대신해야 할 정창영과 유병훈은 각각 무릎 골절과 골반 타박상으로 1, 2라운드에서 뛸 가능성이 낮다.
김 감독은 그래도 “다른 선수들이 그 자리를 메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겠다”고 했다. 또 “지난 시즌 제대로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를 하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이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는 기승호와 이지운, 김영환이다. 김 감독은 비시즌 이들의 공격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국내 최고의 센터 김종규도 건재하다.
김 감독이 특히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지난 시즌 말미에 보여줬던 선수들의 투지와 열정이다. LG는 지난 시즌 울산 모비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최고의 외국인 선수 데이본 제퍼슨이 ‘애국가 몸풀기’ 논란으로 퇴출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똘똘 뭉쳐 모비스와 최종라운드까지 혈전을 치른 끝에 2승 3패로 패했다. 김 감독은 “당시 경험이 우리에게 큰 약이 돼 팀 전체가 더욱 끈끈해졌다”면서 “위기 속에 더욱 힘을 발하는 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선수 트로이 길렌워터도 든든한 우군이다. 길렌워터는 지난 시즌 고양 오리온스의 공격을 주도하며 팀을 플레이오프까지 진출시킨 선수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정확한 슛 뿐 아니라 당당한 체구로 골 밑 싸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장점을 갖고 있다.
김 감독은 길렌워터와 센터 김종규가 한 데 묶이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길렌워터는 득점력이 높은 선수”라며 “아직 잔부상이 있지만 남은 기간 좀 더 가다듬어 최고의 컨디션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두 시즌 동안 역량이 커졌다”면서 “더 화려하고 공격적인 농구로 팬들을 즐겁게 해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원주=글·사진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시즌 개막 구슬땀 프로농구 감독을 만나다] <3> 창원 LG 김진
입력 2015-09-02 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