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단원협의회 “정명훈 예술감독 지지”

입력 2015-09-02 02:55

서울시립교향악단 단원들이 최근 사의를 표명한 정명훈 예술감독에게 잔류를 요청했다.

103명으로 구성된 서울시향 단원협의회는 1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첼로 파트 박무일(가운데) 단원이 ‘서울시향 단원들의 마에스트로 정명훈에 대한 신뢰와 지지 성명서’를 낭독했다. 지난해 12월 불거진 박현정 전 대표의 직원 성희롱·폭언 논란이 정 감독의 고액 연봉 및 업무비 횡령 의혹으로 확산된 이후 단원들이 공개적으로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단원들은 “지난 10년간 서울시향은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정명훈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서울시향의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정명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명훈은 대한민국의 문화적 위상을 높인 주역이다. 정명훈에 대한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비판으로 그의 업적을 폄훼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단원협의회를 대표한 박무일 단원은 경찰이 수사 중인 정 감독의 횡령 문제 등에 관련해선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단원들이 가타부타 말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정 감독은 지난달 27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향 감독 자리를 내놓겠다. 올 연말 계약기간이 끝나면 재계약 서류에 사인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흥식 서울시향 대표는 정 감독을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28일에는 사무국 직원들이 서울시향 정기 연주회가 끝난 뒤 정 감독에게 헌사를 바치는 영상 이벤트를 준비했다. 당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가득 메운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내고 일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