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여인의 입술이 검붉어진다

입력 2015-09-01 02:41
화장품 브랜드들이 올가을 신상품으로 붉은 립스틱을 일제히 선보이고 있다. 맥 뱀플리파이 컬렉션의 붉다 못해 검은색을 띤 ‘모던 드라마’(왼쪽), VDL 엑스퍼트 컬러 립큐브의 강렬한 빨간색 ‘길티 플레저’. 미샤 시그너처 듀이 루즈의 진한 레드와인 빛깔의 ‘루비링’(위). 각 사 제공

올가을 여성들의 입술이 검붉어진다.

바비 브라운 프로 메이크업 아티스트 노용남 팀장은 “가을에는 대체로 여성들의 입술색이 짙어지는 편”이라면서 “올가을에는 보다 어두운 ‘검붉은 레드’가 유행색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실제로 메이크업 브랜드들이 내놓은 가을 메이크업 화보를 보면 모델들의 입술은 진한 붉은색이거나 붉다 못해 검은빛을 띠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색조전문 브랜드 ‘VDL’은 붉은색 입술로 도발적인 표정을 연출한 신민아를 가을 메이크업 화보로 내놨다. 아모레퍼시픽의 ‘리리코스’도 강렬한 붉은색 입술로 섹시함을 강조한 고아라를 화보에 담았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의 ‘비디비치’도 선명하고 고혹적인 붉은 입술의 김승연을 가을 메이크업 화보로 소개했다. 브랜드숍 ‘미샤’는 짙은 와인색 립스틱을 바른 강렬한 표정의 손예진을 선보였다. 글로벌 색조전문 브랜드 ‘맥’도 검붉은 입술을 강조한 ‘뷰티플앤댐드’를 대표 트렌드로 꼽았다. ‘바비 브라운’도 검붉은 립스틱의 모델을 홈페이지 대표 이미지로 올렸다.

그동안 핑크색이나 산호색 등 옅은 색을 주로 발라왔던 여성들에게 검붉은 립스틱은 도전이다. 올가을 변신을 위해 검붉은 립스틱을 선택했다면 화장법도 달라질듯하다. 한듯만듯한 자연스런 메이크업이 유행하면서 한동안 쓰지 않았던 립 라이너가 필요해졌다. 노 팀장은 “립 라이너로 입꼬리를 포함해 전체적인 선을 한번 잡아준 뒤 립스틱을 채워 바르면 지속력이 좋아지고 색상 역시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붉은 색이 부담스럽다면 빨강에 가까운 와인색(버건디 컬러) 립스틱을 손가락에 묻혀 입술에 톡톡 두드려 물들이듯 바르고 투명 글로스를 살짝 덧발라 보라고 노 팀장은 귀띔했다.

붉은색 또는 검붉은색 립스틱을 바를 때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은 피부표현이다. 맥 수석아티스트 변명숙씨는 “건강하면서도 결점 없는 피부로 표현하는 리얼 뷰티 트렌드는 계속될 예정”이라면서 “특히 붉은색 립스틱을 바를 때는 피부를 최대한 투명하고 깨끗하게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씨는 피부 톤을 보정할 수 있는 핑크 톤이 가미된 베이스 제품을 추천했다. 여기에 밀착되면서도 촉촉하게 발리는 파운데이션을 얇게 펴 바르고, 기미 잡티 등은 컨실러로 가려주면 투명하면서도 깨끗한 피부표현이 가능하다.

깨끗한 피부로 표현한다고 해서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이목구비는 또렷해지면서 얼굴은 작아보이게 하는 윤곽성형 즉 컨투어링(Contouring) 메이크업이다. 비디비치 메이크업팀 김종현 팀장은 “컨투어링 메이크업이라면 덧발라서 두터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피부톤과 같은 베이스를 사용해 얼굴 전체를 가볍게 정돈한 다음 베이스보다 한 톤 더 어두운 색상으로 헤어라인, 턱, 광대뼈 아랫부분, 콧대 양 옆 등에 음영을 주면 된다”고 말했다.

컨투어링 메이크업이 뜨면서 얼굴에 음영을 줄 수 있도록 두세 가지 톤의 제품을 담은 키트 스타일 신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에스티로더의 ‘뉴디멘션 컨투어링 키트’(8g·6만원대), 리리코스의 ‘마린 듀오 페이스 팔레트’(10g·4만5000원대·7일 출시 예정), 비디비치의 ‘퍼펙트 블렌딩 컨투어’(6g·3만5000원) 등이 가을 신제품으로 나와 있다. 붉은색 립스틱이 유행하면서 아이섀도는 갈색과 회색이 주류를 이룬다. 바비 브라운 노 팀장은 “붉은 립스틱을 바를 때에 아이 메이크업은 회갈색 아이섀도로 가볍게 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입술이 강렬한데 눈 화장까지 진해지면 보기 부담스럽고 자칫 잘못하면 천박하게 보일 염려까지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