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십댄스, 중세엔 성직자가 췄답니다

입력 2015-09-02 00:11

성가대무용, 캐럴무용, 미로(迷路)무용…. 중세의 교회 무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Dance and the Ritual(예전과 춤)’ 공연이 최근 있었다(사진). 공연 기획 및 안무를 맡은 박영애(57·온누리교회) 한성대 무용과 교수는 1일 “과거 예배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춤을 소개하고, 현재 교회에서 하는 워십댄스의 기원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양에서 중세의 문맹률은 99%에 달했고 르네상스 이후에야 60%로 떨어졌다. 교회는 성경 내용과 교리를 그림, 연극, 춤 등 다양한 예술로 표현했다. 박 교수는 “중세에는 성직자들이 하나님을 찬양하며 춤을 췄고, 성가대원들 역시 춤을 췄다. 16세기 종교개혁 이후 교회에서 설교 중심의 예배가 보편화되면서 교회 무용이나 공연이 쇠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선릉로 성암아트홀에서 열린 이 공연에는 국제기독교무용협회 한국지부(CDFK) 회원 강사랑 김은혜 유주연 등 10명이 참여, 미로무용 등 5가지 춤을 10분 내외로 선보였다. 미로무용은 미로를 따라 중심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돌아 나오는 형태의 춤이다. 지하세계로 들어가 사탄을 이기고 사람들을 구해 나오는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고달픈 인생의 여정을 예수님과 함께 걸으며 구원에 이르는 과정을 표현했다

어린이로 구성된 성가대가 노래하며 춤을 추었던 모습은 2세기 무렵 기록에서 확인된다. 어린이 성가대는 시간이 흐르면서 소년들로 대체되고 중세에는 주교와 성직자들이 성가대에 참여해 춤을 추고 노래했다고 한다. 성가대무용은 중세의 찬양에 맞춰 무용을 구성했다. 캐롤무용(Carol dance)은 1223년 성탄절에 성 프란치스코가 예수상 주위를 돌며 춤추던 것이 그 시초가 된 춤이다.

캐롤무용은 대주교와 사제 등 성직자들이 교회 예배당 또는 마당에서 췄다. 천사들의 원무를 상징한다. 그는 “워십댄스를 거룩하지 않은 것으로 보는 시선이 안타까웠다”며 “앞으로 참된 예배 무용과 기독교 무용을 정립하고 널리 소개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한성대 대학원 무용과에는 국내 유일의 기독교 무용 전공이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