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가 팬을 만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인터넷이 새로운 문을 열어줬고 모바일을 통해 확장됐다. TV, 극장, 공연장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자 스타가 팬을 만나는 모습도 다양해졌다. 개인 라이브(Live) 방송으로 팬들과 실시간 대화를 나눈다. 일상의 소소한 부분을 보여주고, 팬을 집으로 초대해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은 온라인에 공개되고 저장된다. 언제든 다시 꺼내볼 수 있는 추억의 동영상들이 끊임없이 생산되는 구조다.
소녀시대 멤버들이 볼링 대결을 펼친다. 슈퍼주니어 이특과 은혁이 중계와 해설을 맡았다. 그런데 ‘소녀시대 볼링대회’는 어디에서 방송 하는 걸까. 빅뱅 다섯 명이 함께 모여 토크쇼를 선보인다. 팬들의 고민을 듣고 빅뱅 멤버들이 해답을 제시해준다. 고민 해결사로 나선 빅뱅의 토크쇼는 어떻게 하면 볼 수 있을까.
TV 채널을 아무리 돌려도 소녀시대 볼링대회나 빅뱅의 토크쇼는 찾을 수 없다. 인터넷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열어야 한다. 네이버가 지난 7월 출시한 라이브 스트리밍 동영상 서비스 ‘브이’(V)의 ‘SM타운’ 채널과 ‘빅뱅’ 채널을 찾으면 이 방송들을 볼 수 있다.
브이는 스타의 개인방송을 모아놓은 서비스다. 빅뱅, 소녀시대, 샤이니, 인피니트, 씨엔블루, 씨스타, 걸스데이 등 아이돌 그룹 멤버들과 이준기, 주원, 박보영 등 배우들의 채널이 열려있다. CJ E&M, SM, JYP, FNC 등 대형 제작사와 기획사 채널도 마련돼 있다. 출시하자마자 170개국에서 61만 명이 V앱을 다운로드 받았고, 수십만∼백만 명 이상이 찾아본 인기 동영상이 수두룩하다.
브이로 나가는 방송들은 공연 생중계나 요리, 교육, 상담 등 콘셉트를 잡은 방송 뿐 아니라 TV로는 방송 자체가 어려운 것들도 있다. 씨엔블루 멤버 민혁은 30분 정도 자신의 집 곳곳을 다니며 소개하는 방송을 했다. TV에서는 불가능한 ‘반말 방송’이었다. 어린 팬들과 친근하게 대화하는 듯한 모습에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잠옷을 찾으러 다니거나 양치질하는 모습까지 그대로 나갔다. 200만 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다.
이런 식의 방송도 가능하다. 지난달 23일 오전 2시30분쯤 배우 박보영이 갑자기 생방송을 시작했다. 박보영 채널을 구독하는 16만 팬들의 스마트폰에 일제히 ‘알람’이 떴다. 박보영은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종영으로 아쉬워 잠이 오지 않는다”며 화장기 없는 얼굴로 자신의 방에 앉아 셀프 카메라로 방송을 진행했다. 예고되지 않은 방송이었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민낯이라 조금 창피해요. 내일 되면 ‘왜 내가 새벽에 그랬지?’라고 할지도 모르겠어요.” “잘하는 음식이요? 저 닭볶음탕 할 줄 알아요. 이번에 피자도 배웠어요.” 실시간 접속한 팬들의 소소한 질문에 소개팅이라도 하는 것처럼 수줍게 대답하는 박보영의 1인 토크쇼는 20분 넘게 이어졌다. 무려 282만 명이 ‘좋아요’로 화답했다.
브이는 네이버가 한류 스타들의 글로벌 팬들을 공략한 서비스다. 영어 자막이 나간다. 채널을 찾을 때도 영어로 검색해야 한다. 브이앱 다운로드 절반은 해외에서 이뤄졌다. 유럽, 미국, 동남아시아, 중동 등에서 접속한 것으로 보이는 실시간 댓글도 심심찮게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공연 현장, 무대 뒷모습 뿐 아니라 스타의 진솔한 모습까지 생생하게 보여주다 보니 시범 서비스 중에도 반응이 열광적이다. 한류 콘텐츠 확산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스타와 팬의 소통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연예인 개인방송 앱 ‘네이버 V’
입력 2015-09-02 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