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 개봉되는 다큐멘터리 영화 ‘기적의 피아노’ 주인공 유예은(13)은 선천적 시각장애인이다. 엄마의 노랫소리만 듣고 세 살 때부터 혼자 피아노를 익혔다. 2011년 SBS ‘스타킹’ 출연 후 일약 스타가 됐지만 단 한번도 피아노 수업을 받아본 적 없는 예은이는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해 첫발을 내딛는 것조차 쉽지 않다. 하지만 세상이 두려운 예은이 곁에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속상해서 울면 바보라고 놀리지만 그 누구보다도 예은이를 믿어주는 엄마, 몸이 불편하지만 예은이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한 손으로 자판을 두드리는 아빠, 그리고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연주해주는 다정한 훈남 선생님까지. 덕분에 예은이는 즐겁게 곡을 쓰고 피아노를 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영화는 이들이 만들어 가는 기적의 이야기를 담았다.
예은이는 지난주 시사회 후 열린 간담회에서 바흐 전주곡과 자신이 직접 쓴 ‘행복의 왈츠’를 피아노로 연주했다. 자신의 모습을 담은 영화가 개봉되는 소감에 대해 “설렌다. 모두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수줍은 목소리로 말했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그는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고 레슨도 열심히 받고 있다”고 근황을 전하면서 “작곡가가 되고 싶다”는 꿈도 소개했다.
영화에는 예은이의 어머니 박정순씨가 딸을 향한 전적인 믿음을 보내며 뒷바라지를 하는 모습이 나온다. 박씨는 “부모한테 자식은 다 소중하기 때문에 우리만 특별한 건 아니다. 영화 제작사 대표님이 ‘흥행을 위한 영화가 아니다’고 설득했고, 예은이의 자라는 모습을 영화에 담고 싶은 마음이 있어 예은이에게 출연하자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임성구 감독은 “예은이가 TV 프로그램에 이미 노출돼 영화를 찍는 게 부담감은 있었지만 예은이의 음악세계를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어 “예은이가 성인이 돼서도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고 음악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슬픈 영화가 아니라 희망의 영화”라고 강조했다.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전체관람가. 80분.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시각장애 유예은 양, 피아노 & 가족사랑 이야기… 다큐 영화 ‘기적의 피아노’
입력 2015-09-02 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