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반격이 시작됐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기획한 ‘쥬라기 월드’ 이후 7∼8월 여름철에 한국영화 ‘암살’과 ‘베테랑’에 흥행을 빼앗긴 할리우드 영화가 9∼10월 가을철에 더욱 거대한 스케일로 공습을 준비하고 있다. 마블 제작의 ‘앤트맨’, ‘메이즈 러너’의 후속편 ‘메이저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마션’, 휴 잭맨 주연의 ‘팬’이 줄줄이 출격 대기 중이다. 관객을 유혹하는 홍보문구가 영화의 특징을 말해준다.
◇가장 작고 가장 강한 히어로가 온다=9월 3일 개봉되는 ‘앤트맨’(감독 패이튼 리드)은 개미만한 크기의 작은 영웅이 주인공이다. 초소형 앤트맨이 보여주는 거대한 세계를 특수효과로 표현한 점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다. 하나뿐인 딸에게 멋진 아빠이고 싶지만 현실은 생계형 도둑인 스콧 랭(폴 러드). 어느 날 그는 몸을 자유자재로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앤트맨이 된다.
달리는 기차 위에서 수트를 입은 앤트맨이 첨단 기술로 무장한 악당과 몸싸움을 벌이고 레이저 총을 쏘아대는 장면이 스릴 넘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다. 손톱 크기도 되지 않는 슈퍼히어로에게 거실에 깔린 카펫과 수도꼭지는 아마존 열대우림보다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런 상황에서 펼치는 액션이 이색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미로는 단지 시작일 뿐이었다=9월 17일 개봉되는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감독 웨스 볼)은 살아 움직이는 거대한 미로에서 탈출한 러너들이 또 다른 세상 ‘스코치’에 도착해 벌이는 생존 사투를 그렸다.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와 러너들은 자신들이 겪었던 위험한 실험에 미스터리 조직 ‘위키드’가 관여된 것을 알게 되고, 거대 조직에 맞설 준비를 한다.
하지만 ‘위키드’에 접근할수록 위험천만한 일들이 벌어지고 조직이 비밀리에 준비 중인 또 다른 충격적인 계획을 알게 된다. 전작이 지난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터라 후속 편 역시 좋은 흥행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러너 가운데 주요 인물인 민호 역을 맡은 이기홍은 한국계 배우로 눈길을 끈다. 이기홍 등 출연진이 홍보차 4일 내한할 예정이다.
◇그는 과연 살아 돌아올 수 있을 것인가=10월 8일 개봉되는 ‘마션’(감독 리들리 스콧)은 화성을 탐사하던 중 고립된 한 남자를 구하기 위해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팀원들과 지구인들이 펼치는 구출 작전을 그렸다. NASA의 아레스3팀은 화성을 탐사하던 도중 모래폭풍을 만난다. 팀원 가운데 마크 와트니가 사망했다고 판단하고 그를 남기고 떠난다.
극적으로 생존한 와트니는 남은 식량과 기발한 재치로 화성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으며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리려고 노력한다. 와트니는 마침내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지구에 알리게 된다. 할리우드 스타 맷 데이먼과 제시카 차스테인이 남녀 주인공으로 호흡을 맞췄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우주영화 ‘인터스텔라’의 흥행을 이을지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연출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판타지 어드벤처의 새로운 신화를 창조한다=10월 8일 개봉되는 ‘팬’(감독 조 라이트)은 ‘해리 포터’ 제작진이 만든 새로운 판타지 어드벤처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캐릭터 ‘피터팬’ 탄생 이전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아이와 그를 잡으려는 해적이 요정의 섬에서 벌이는 모험담이 스펙터클하다.
환상의 섬 네버랜드를 스크린 위에 그려낸 색감과 영상미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악어를 비롯해 거대한 새, 요정과 인어가 등장하고 하늘을 나는 배에서 펼쳐지는 액션이 볼만하다. 새로운 피터팬 역에는 리바이 밀러, 검은 수염 역에는 휴 잭맨이 맡았다. ‘오만과 편견’ ‘안나 카레리나’ 등으로 우아한 감성을 선사한 조 라이트 감독이 어떤 상상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가을 반격’… 거대 스케일로 유혹
입력 2015-09-02 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