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스크린도어 고치려다… 열차에 끼여 숨져

입력 2015-08-31 03:57
서울 지하철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20대 협력업체 직원이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비 관련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안전불감증’이 부른 사고였다.

29일 오후 7시30분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지하철 정비업체 직원 조모(29)씨가 역삼역 방향에서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졌다.

경찰과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조씨는 이날 스크린도어 오작동 신고를 받고 혼자 강남역에 와서 직접 스크린도어 안전문을 열고 안쪽에서 작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하철 운행을 중단해 달라고 관제센터에 연락하지 않고 열차가 운행하는 상태에서 작업을 한 것이다.

조씨는 얼마 후 전동차가 역으로 진입하자 피하지 못하고 전동차와 안전문 사이에 끼고 말았다. 이 사고로 삼성역에서 서울대입구역까지 지하철 2호선 내선 열차 운행이 1시간가량 중단됐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지하철 운행 시간에는 승강장에서만 작업하고 안전문 안쪽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한 규정을 숨진 직원이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3년 1월 2호선 성수역에서 스크린도어 점검업체 직원이 문 안쪽에서 센서를 점검하던 중 진입한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정비 관련 매뉴얼을 만들었지만 협력업체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당시 서울메트로는 유지보수 관련 협력업체에 스크린도어 점검 때 2인 1조로 출동할 것, 지하철 운행 시간에는 승강장에서만 작업하고 스크린도어 안에 들어가지 않을 것, 스크린도어 안에 들어갈 때는 사전에 보고할 것 등을 요청했다.

경찰은 조씨가 매뉴얼을 지키지 않고 혼자서 수리를 한 이유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