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에 사는 싱글족 김미리(30·여)씨는 요즘 주말 장을 볼 때마다 과일을 빠뜨리지 않는다. 지난 29일 슈퍼에서 만난 김씨의 장바구니에는 블루베리와 미니 수박인 ‘애플 수박’이 들어 있었다. 김씨는 “30대에 들어서니 건강에 신경이 쓰여 영양가 풍부한 과일을 챙겨 먹게 됐다”면서 “주로 껍질 째 먹는 작은 과일을 구입해 주말에 쉬는 동안 먹는다”고 말했다.
싱글족이 늘어나면서 미니과일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2010∼2014년 수도권에 사는 703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인 가구보다 2인 이하 가구의 미니과일 소비량이 훨씬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2인 이하 가구의 1인당 블루베리 소비액은 1만559원으로 4인 가구의 1인당 소비액(3096원)의 3.4배나 됐다. 체리도 2인 이하가구의 1인당 소비액은 4735원으로 4인 가구의 1인당 소비액(2255원)보다 2.1배 높았다. 특히 블루베리는 항공 직배송으로 7월부터 9월까지 생과육 형태로 판매되면서 인기상한가다. 이마트의 지난 7월 생블루베리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배 이상(110%) 늘 만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보통 바나나의 3분의 1 크기인 신품종 ‘로즈바나나’ ‘바나플’도 인기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마트의 올해 상반기 매출 기준 일반 바나나는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지만 바나플은 86.7%, 로즈바나나는 31%나 늘었다.
일반 수박의 4분의 1 정도 크기인 ‘애플수박’도 싱글족에게 인기다. 큰 수박은 4인 가족들도 한번에 먹기 버거운 양이다. 조각 수박도 판매하기는 하지만 위생 등의 문제로 꺼림칙해 하던 이들이 적지 않았다. 특히 애플수박은 일반 수박과 달리 껍질이 얇아 껍질까지 먹을 수 있다.
싱글족이 크기만 작다고 해서 미니 과일을 선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블루베리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슈퍼푸드’ 중 하나다.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을 비롯해 뇌세포를 성장시키는 폴리페놀이 풍부해 노화방지 효과가 크다. 로즈바나나도 당도가 24브릭스로 일반 바나나(16브릭스)에 비해 높고, 비타민E의 일종인 토코페롤을 함유하고 있다. ‘사과처럼 상큼하다’는 바나플은 피부 미용과 건강에 도움을 주는 베타카로틴과 폴리페놀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수박’도 기본 당도가 10∼11브릭스로 일반 수박(1브릭스)보다 훨씬 달다. 뿐만 아니라 껍질째 먹을 수 있어 껍질에 풍부한 비타민 칼륨 철분 아미노산 등의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싱글족 덕분에… 미니과일 날개 달았다
입력 2015-09-01 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