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도 못 막은 적조… ‘물고기 떼죽음’ 차단 비상

입력 2015-08-31 02:47
제15호 태풍 ‘고니’가 지나간 이후에도 적조가 남·동해안에서 기승을 부리면서 어민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적조방제에 안간힘을 쏟고 있고 정부는 피해지역에 특별교부세를 지원하기로 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전남 완도군 지경리에서 경북 영덕과 인접한 포항시 지경리에 이르는 해역에 적조경보를 발령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전남 보길도 서단과 경북 울진 연안에는 적조주의보가 발령됐다.

적조경보와 주의보가 발령된 해역 연안에는 고밀도의 적조생물 코클로디니움이 접근하면서 양식어류의 집단 폐사가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경남 통영과 거제, 남해, 울산, 포항 등 지역에서 어류 134만여 마리가 폐사해 19억원의 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통영 등 경남 남해안에서만 양식 물고기 127만 마리가 폐사했고 경북 포항에서는 넙치 등 7만 마리가 폐사했다.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의 육상양식장 1곳에서는 넙치 53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양식어민들은 가두리 이동, 사전방류 등 대응에 나섰다. 적조를 피해 안전해역으로 이동된 가두리와 양식어류는 100여만 마리에 달하고, 사전 방류된 어류도 130여만 마리에 달한다. 사전방류는 적조로 인한 폐사 피해가 예상될 경우 가두리 양식장 내 어류를 자연으로 방사하는 조치를 말한다.

일선 지자체들은 황토살포 등 피해방지에 나서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경남 거제시는 올해 비축량 3만t의 황토 중 4000여t을 바다에 살포했다. 바지선 한 대와 어선 7∼8척씩으로 구성된 선단이 거제시 둔덕면 앞바다부터 남부면 저구리 앞바다까지를 6∼7군데로 나눠 적조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 적조 기간 남해 바다에서는 매일 오전 8∼9시부터 오후 5∼6시까지 매일 이런 작업이 반복된다.

어민들도 피해방지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양식장 피해를 줄이기 위해 먹이 공급을 중단하고 산소공급 장치를 가동하는 한편 관련 기관을 통해 적조밀도를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적조가 남해안에서부터 동해안까지 넓은 범위에 확산돼 있고 적조생물이 잘 클 수 있는 24도에서 25도이 수온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다음 주가 적조 확산 여부의 고비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민안전처는 적조 피해가 확산되자 이날 경남 등 지자체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 15억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경남 9억원, 전남 3억원, 경북 2억원, 울산 1억원 등이다. 박인용 안전처 장관은 31일 경남 통영 적조 현장을 방문해 피해상황을 확인하고 방제활동을 점검할 예정이다.

부산·통영=윤봉학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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