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리나 10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낳은 뉴올리언스 실향민 100만명

입력 2015-08-31 02:27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 일대를 휩쓸고 간 지 10년이 지났지만 미국은 아직 카트리나의 교훈을 얻지 못했다.

CNN방송이 ORC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1%가 ‘미국은 카트리나 같은 대형 재난에 취약하다’면서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CNN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러한 수치는 CNN이 카트리나 1주년을 맞아 2006년 실시한 조사에서 나온 48%보다 높아진 것이다.

카트리나 복구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인 응답이 훨씬 많았다. 긍정적인 평가는 38%에 불과했고, 부정적인 평가는 59%에 달했다.

카트리나를 떠올리면 ‘슬픔을 느낀다’는 반응이 77%였으며 ‘분노를 느낀다’는 응답은 39%였다. 2005년 조사 당시 슬픔(98%)과 분노(62%)에 비하면 다소 누그러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많은 미국인이 카트리나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말해주고 있다.

미 NBC방송은 카트리나 이후 뉴올리언스 일대에 살던 가족 100만명 이상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뉴올리언스의 일자리와 인구가 카트리나 이전 수준으로 늘어났지만 일자리 10개 중 7개꼴로 평균임금 이하의 보수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질 낮은 일자리가 늘어나고 전반적인 임금 수준이 하향 추세를 보이면서 뉴올리언스의 빈곤층이 18.4%에서 2013년 19.3%로 증가했다.

2005년 8월 29일 뉴올리언스 일대를 강타한 카트리나는 1883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300만명 이상의 이재민을 낳았으며 1080억 달러(약 127조1160억원)의 재산피해를 입혔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