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재욱 “15년이 흐른 뒤 ‘추억의 가수’가 아닌 대중이 공감하는 노래로 친해지고 싶어”

입력 2015-08-31 02:02

“15년쯤 전에 좋은 노래를 불렀던 추억의 가수로 기억되고 싶지는 않아요. 지금 세대도 충분히 공감하는, 살아있는 음악으로 대중과 친해지고 싶습니다.”

4년 만의 신곡 ‘찡하게 짠하게’로 돌아온 가수 정재욱(40·사진)의 말이다.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한 카페에서 만난 정재욱은 강하게 ‘재평가’를 열망했다. 정재욱은 1999년 데뷔해 ‘잘가요’ ‘그대 내게 다시’ ‘가만히 눈을 감고’ 등의 감성적인 발라드로 인기를 얻었다. 뛰어난 가창력으로 각종 OST에 참여했지만 10년 가까이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었다. 그러다 지난 7월 MBC ‘복면가왕’ 출연으로 실력파 가수로 재발견됐다. “‘추억의 가수’를 넘어서 ‘지금 좋은 노래를 하는 가수’로 평가받고 싶어요. 새로운 시도를 했을 때 어색하거나 안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지 않도록 꾸준히 변화를 추구하려고 합니다.”

그는 2011년 싱글 음반을 낸 이후 가요계를 떠났다. 돌아온 건 나이와 상관없이 좋은 음악을 꾸준히 한다면 통할 것이라는 믿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마흔에 데뷔를 하기도 해요. 물론 갑자기 음악을 시작해서 빛을 보게 되는 건 아니죠. 음악을 계속하고 있었는데 마흔쯤 그 사람 음악이 빛을 보게 되는 거죠. 우리나라는 그게 어렵기 때문에 음악을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지난 7월 정재욱이 복면가왕에 출연해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그 탈락이 그를 화제의 인물로 만들었다. 아깝다는 반응이 워낙 많았기 때문이다.

“그 순간에는 화가 났어요. 복면을 쓰고 있어서 다행이었죠. 감정이 얼굴에 잘 드러나는 편이거든요.” 실력보다 일찍 탈락해 화제가 된 것 같다는 주변의 위로에 그는 “아무리 그래도 무대에 계속 서는 게 가장 좋은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그가 활발히 활동했던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음악 환경은 급변했다.

정재욱은 “히트곡을 내는 것은 어렵지만 큰 욕심 없이 하고 싶은 음악을 계속 하기에는 좋은 환경”이라며 “10월엔 음반을 내고 연말엔 공연도 하면서 대중과 더 친해지겠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