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개막 구슬땀 프로농구 감독을 만나다] <1> 모비스 유재학

입력 2015-08-29 02:50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이 2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유 감독은 “모든 선수가 열심히 뛰는 토털농구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병주 기자

내달 12일 겨울스포츠의 꽃인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개막된다. 올 시즌은 전력 평준화로 어느 때보다 순위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수들은 모두 필승을 다짐하며 여름에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이에 우승 한 자리를 놓고 승부를 벌이게 되는 10개 구단 감독으로부터 올 시즌에 임하는 각오와 준비 상황 등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 2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만난 ‘만수(萬手)’ 유재학(52) 울산 모비스 감독은 내년 시즌 목표에 대해 물어보자 엄살부터 피웠다. 절대 우승 전력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멤버 자체가 약하다. 10년 동안 좋은 성적을 내 신인 드래프트 때도 좋은 선수를 한 번도 못 뽑았다”고 말했다. 실제 모비스는 3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주역인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문태영이 올 시즌을 앞두고 다른 팀으로 떠났다. 전력의 핵 양동근과 함지훈은 30대 중후반이다.

‘아무리 약해져도 우승후보가 아니냐’고 묻자 “고양 오리온스나 서울 삼성, 서울 SK, 전주 KCC 등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한국에서 농구 좀 한다는 선수를 다 데려왔다”며 “우리는 보강보다는 출혈이 더 많다. 냉정하게 말하면 절대 우리는 우승후보가 아니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래도 유 감독의 얼굴에는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모비스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유 감독이기 때문이다. 변화무쌍한 전략으로 ‘만수’라는 별명을 얻었고, 선수들을 혹독하게 훈련시키기로 유명한 유 감독이다. 그런 그가 3년 만에 처음으로 비시즌에 직접 선수들을 조련했다. 유 감독은 그동안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차출돼 비시즌 훈련을 코치들에게 맡겨왔다.

그는 “사실은 걱정 반 편안함 반”이라고 했다. 만반의 준비를 했다는 의미다. 유 감독은 지난 시즌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한 함지훈을 비시즌 내내 혹독히 훈련시켰다. 또 전준범 송창용 등 젊은 선수들의 기량 발전도 눈에 띄게 늘었다. 유 감독은 “1라운드에 양동근이 대표팀에 차출되기 때문에 그 기간 함지훈이 중심이 돼 경기를 펼쳐야 한다”면서 “함지훈이 모든 훈련을 다 소화해 이번에는 전 시즌을 모두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유 감독은 올 시즌 리빌딩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다. 모비스의 전매특허인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 에 덧붙여 빠른 공격 농구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새로 뽑은 외국인 선수는 탁월한 외곽슛 감각을 자랑하는 리오 라이온스다. 여기에 전준범까지 가세한다면 모비스는 지난 시즌과 달리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약해진 골밑은 배수용 등 젊은 선수들을 활용할 계획이다.

유 감독은 “문태영이 나가고 외국인 선수도 교체됐기 때문에 농구 색깔을 바꾸고 있다”면서 “모든 선수가 볼을 많이 소유하고 득점을 올리는 토털농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