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번개’ 우사인 볼트(29·자메이카)가 제15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 4연패를 달성했다. 볼트는 27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200m 결선에서 19초55로 가장 먼저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며 19초74를 기록한 저스틴 게이틀린(33·미국)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19초55는 이번 시즌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집계한 최고기록이다. 볼트는 출발 총성과 함께 용수철처럼 튀어나갔다. 출발 반응속도는 0.147로 8명 중 3위였다. 볼트는 100m 지점까지 게이틀린과 나란히 달렸다. 하지만 곡선 주로로 접어들면서 속도를 높이며 게이틀린을 따돌렸다.
지난 23일 100m 정상에 오른 볼트는 200m마저 석권하며 이번 대회 첫 2관왕에 올랐다. 볼트는 2009년 베를린, 2011년 대구, 2013년 모스크바 대회에 이어 이번 베이징 대회에서도 200m 정상에 올라 4연패의 쾌거를 이뤘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트랙 종목에서 4연패를 이룬 건 볼트가 역대 5번째다. 앞서 트랙 종목에서 4연패를 이룬 선수는 400m의 마이클 존슨(미국), 1500m의 히샴 엘 게루주(모로코), 그리고 1만m의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와 케네니사 베켈레(이상 에티오피아) 등이다. 이들은 모두 중장거리 선수들이어서 볼트의 200m 4연패는 더욱 빛난다.
이번 대회에서 2관왕에 오른 볼트는 세계선수권 금메달 수를 10개로 늘렸다. 볼트는 29일 남자 400m 계주에도 출전하기 때문에 금메달을 추가할 가능성이 있다.
볼트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전 올 시즌 200m에 단 한 차례 나서 20초13의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자신이 보유한 세계 기록(19초19)과 격차가 컸다. 반면 게이틀린은 6월 전미육상선수권대회 200m 결선에서 19초57을 기록했다. 개인 최고 기록이자 이번 대회 이전 세계최고 기록이었다.
게이틀린은 2005년 헬싱키 대회 이후 10년 만에 200m 우승에 도전했지만 또 볼트에게 패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게이틀린은 100m에서도 9초80을 기록, 9초79를 찍은 볼트에게 패한 뒤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200m 레이스를 마친 뒤엔 환한 얼굴로 트랙을 돌며 팬들과 악수를 하기도 했다.
한편 ‘200m의 여왕’ 앨리슨 펠릭스(30·미국)는 400m로 전향해 우승을 차지했다.
펠릭스는 여자 400m 결선에서 49초26을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다. 펠릭스는 2005년 헬싱키, 2007년 오사카, 2009년 베를린 대회 200m에서 우승하며 3연패의 대업을 이뤘다. 하지만 2013년 모스크바 대회 200m에서 부정출발로 실격당한 후 200m에서 부진했다. 펠릭스는 2014년부터 400m에 주력해 이번 대회 정상에 올랐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200m도 ‘번개’쳤다…볼트, 4연패 위업
입력 2015-08-28 0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