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오심에 무너진 ‘괴물 투수’ 로저스

입력 2015-08-28 03:40
한화 이글스의 포수 조인성이 27일 창원 마산야구장에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2회를 완벽하게 틀어막은 선발 투수 로저스를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에선 심판의 결정적 판정 하나에 경기 승패가 결정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화 이글스의 괴물 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심판의 오심에 평정심을 잃고 무너졌다.

로저스는 27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1-3으로 뒤진 7회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국내 리그 입성 후 가장 많은 투구 수(129개)를 기록하고도 가장 짧은 이닝(6이닝)을 소화하고 교체됐다. 결국 팀이 1대 4로 패하며 로저스는 국내 데뷔 첫 패배를 떠 안았다.

앞선 4차례 등판에서 3번이나 완투승을 거두고 2차례 완봉승을 챙기는 괴력을 발휘한 로저스는 이날도 5회 1사까지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는 등 괴력을 뽐냈다.

그런데 6회말 심판 판정 하나에 평정심을 잃었다. 1-0으로 앞선 6회말 로저스는 김태군과 박민우를 범타 처리하며 쉽게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았다. 그 다음 타선이 문제였다. 로저스는 김준완과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7구째 공을 던졌다. 김준완은 스윙을 하다 배트를 멈췄고 로저스와 포수 조인성은 체크 스윙 삼진으로 확신한 듯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려 했다. 김익수 주심은 볼 판정을 내렸고 권영철 3루심도 두 팔을 벌리며 체크 스윙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비디오 화면상 이는 명백한 오심이었다. 로저스는 소리를 지르며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로저스는 이종욱에게 좌전 안타와 도루를 허용해 2사 2, 3루에 몰렸고 조영훈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나성범과 맞선 로저스는 5구째 공이 또 볼 판정을 받자 주심을 향해 불만을 드러냈다. 로저스는 나성범에게 중월 2루타를 맞아 또 한 점을 내줬다. 로저스는 나성범에게 적시 2루타를 내준 후 다시 한 번 김익수 주심에게 불만을 표했다. 심판진은 로저스 주위로 모여 경고를 줬다. 로저스는 이호준을 삼진 처리하며 힘겹게 6회를 마쳤다. 로저스는 더그아웃에서 글러브를 집어던지는 등 분이 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한화는 오심으로 5위 KIA 타이거즈와의 승차를 따라잡는데 실패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역대 프로야구 7번째 700승(606패 23무) 감독 대열에 합류하는 위업을 이뤘다.

kt는 KIA를 5대 3으로 잡고 시즌 40승(75패) 고지를 밟았다. 또 2013년 NC(52만8739명)를 넘어 역대 신생팀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53만1696명)도 작성해 기쁨이 더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