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참정권 운동 ‘셀마 행진’ 주도, 美 인권운동가 보인튼 로빈슨 별세

입력 2015-08-28 02:37

1960년대 초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흑인 참정권 획득 운동을 벌이는 등 인권운동가로 활동한 아멜리아 보인튼 로빈슨(사진)이 26일(현지시간) 10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유가족들이 발표했다. AP 등 미 언론들은 로빈슨이 지난 7월 뇌졸중으로 병원에 입원한 뒤 투병 중이었다고 전했다.

로빈슨은 1965년 미국의 흑인 참정권 쟁취운동인 셀마 행진(Selma to Montgomery March)을 주도한 인물이다. 당시 흑인 시위대 600여명은 흑인들의 투표를 가로막는 남부 주정부들에 맞서 셀마에서 몽고메리까지 행진에 나섰었다. 로빈슨은 특히 3월 7일 행진 첫날에 경찰이 시위대를 유혈 진압한 피의 일요일 사건 때 시위대를 직접 이끌다 경찰의 곤봉에 맞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중년의 가정주부가 죽은 듯 거리에 널브러져 있는 사진이 신문에 실리자 미국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고 흑인 참정권 쟁취 운동에 불을 댕겼다. 미 백악관은 성명에서 “로빈슨이 모든 사람은 투표할 권리가 있다는 간단한 미국의 원리를 위해 헌신했다”며 고인을 애도했다.

손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