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은 다시 노래하지 못하나이다.”(애 5:14) ‘결혼도, 직장도, 집도 포기하고…’를 가사로 신애가(新哀歌)를 부르는 청년들을 모아 주일 자정까지 제자훈련을 하고, 전 세계로 선교여행을 떠나고, 빚을 갚아주는 교회와 사역 단체가 있다. 이상갑 청년사역연구소 대표는 28일 “제자훈련을 받은 청년이 소그룹을 통해 공동체를 이루고 교회 밖에서 선교할 때 청년 사역의 유기성이 생긴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월곡로 성복중앙교회(길성운 목사)는 30주 과정의 청년제자훈련 과정을 운영한다. 청년부 담당 손진원 목사는 6년째 주일 늦은 밤까지 성경 공부를 진행하고 있다. 손 목사는 “청년들이 주일 오전 예배를 드린 뒤 낮 소모임에서 교제를 하고 저녁에 다시 모여 제자훈련을 한다. 처음에는 힘들어하는 청년들이 이젠 그 즐거움에 빠져 자정 가까운 시간까지 대화를 나눈다”고 전했다.
교회를 중심으로 5㎞ 안에 고려대 경희대 한국외대 국민대 성신여대 등이 있다. 이 교회는 매일 오전 7시∼8시10분 청년들에게 아침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만나 사역’을 하고 있다. 권사와 집사 20여명이 당번을 정해 식사를 준비한다. 손 목사는 “전도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청년들이 힘겨운 대학 시절 교회에서 따뜻한 밥 한 끼 먹은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했다.
서울 동작구 만양로 강남교회(고문산 목사)는 노량진 학원가 청년들을 위해 오전 6시40분부터 1시간 동안 무료로 식사를 제공한다. 새벽밥 나눔 사역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학자금 대출 연체자는 4만여명. 이 중 절반가량이 6개월 이상 연체자다. 연체자 가운데 다수는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신용불량자가 된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희년함께 등 7개 기독시민운동단체들이 올 초부터 이 청년들의 부채 탕감을 위해 ‘청춘희년운동본부(청희본)’를 운영하고 있다. 상반기 1기 지원자 10명이 혜택을 받았다.
청희본 관계자는 “1기는 한 독지가의 기부로 10명에게 200만원씩 부채를 갚아줬다”며 “하반기 2기 지원 때에는 절망한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마음으로 많은 한국 교회가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희본은 부채 지원 외 저금리 대출 전환을 돕는다. 또 가계부 쓰기와 생애설계 등 재무관리 교육을 병행한다.
찬양선교팀 TW12(트루워십퍼스 투웰브, True Worshipers 12) 대표 추길호 목사는 음악을 전공하는 청년들과 전 세계로 선교여행을 떠난다. 2003년 미주 음대 유학생을 중심으로 탄생한 TW12는 현재 한국에서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도 다수 참여하고 있다. 이 단체는 한인 디아스포라 700만명이 흩어져 있는 전 세계 6000여 이민교회를 찾아가 예배를 돕는다.
올해는 지난달 중순까지 미 대륙 횡단 선교를 마쳤고 9∼10월에는 한국 호주 뉴질랜드를 순회할 예정이다. 선교여행 자체가 제자훈련 과정이다. TW12 출신인 소니뮤직 이훈형 팀장은 “목사님이 ‘집결’ 공지만 띄우면 전 세계에서 멤버들이 모여 선교여행을 간다”고 말했다.
교회 청년들이 훈련받아 선교를 할 때 비로소 세상의 ‘소금(마 5:13)’ 역할을 한다. 청어람아카데미 박현철 간사는 “모든 교회가 모든 청년을 상대로 사역할 순 없다. 교회마다 처한 조건, 구체적 목표에 맞춰 청년 사역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삶의 문제에 구체적으로 응답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강주화 기자
청년 크리스천 목소리 커가는 교회도 있다
입력 2015-08-29 0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