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정거장 식수의 특별한 제조법은?… 소변·땀·목욕물까지 재활용

입력 2015-08-28 02:31
우주정거장에서 미국 우주인과 러시아 우주인의 다른 점은 뭘까. 이 질문에 대한 흥미로운 답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정답은 ‘자신의 소변을 식수로 재활용해서 마시는가, 그렇지 않은가’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6일(현지시간)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체류 중인 미국 우주인은 소변을 정화해 식수로 재활용하는 반면 러시아 우주인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주정거장에선 소변뿐만 아니라 우주비행사들의 땀과 입김, 샤워에 사용한 물, 심지어 ISS에 태운 동물의 소변까지도 식수로 재활용된다.

지난 24일 ISS와의 도킹에 성공한 일본 우주화물선 고노토리 5호에는 12마리의 생쥐가 실려 있는데 이들의 오줌도 식수용으로 쓰일 수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마셜 우주항공센터의 레인 카터 부장은 “소변이나 땀을 재활용한 것이라는 심리적 거부감만 극복하면 병에 든 생수와 맛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캐나다 출신 우주인 크리스 해드필드는 2013년 ISS에 탑승했을 때 촬영한 비디오에서 ISS 내에서 사용하는 물의 93%를 재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소변이나 쓰고 남은 물을 식수로 쓰는 데 대해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ISS에서 정수한 물은 가정에서 마시는 물보다 깨끗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우주인도 땀과 입김, 쓰고 남은 물을 정수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소변을 재활용해서 마시지는 않는다. 그러나 미국 우주인들은 자신들의 소변뿐 아니라 러시아 우주인들의 소변까지도 정수해서 재활용한다.

러시아와 미국 우주인들은 사용하고 있는 정수 시스템도 다르다. 카터 부장은 “정수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을 때를 감안하면 양국의 정수 시스템이 다른 것은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