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문화가정 자녀 교육, 국정 상위과제로 추진해야

입력 2015-08-28 02:32
다문화사회화(化)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다문화 학생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다문화 학생이 사상 첫 8만명을 돌파하면서 제주도 전체 학생 수와 맞먹을 정도가 됐다. 초등학생 100명 가운데 2명 이상은 다문화 학생이다. 한국 교육의 틀이 엄청난 속도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가 27일 발표한 ‘2015년 교육 기본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 기준 국내 유치원 및 초·중·고교의 다문화 학생은 8만2536명으로 전체 681만9927명 가운데 1.4%를 차지했다. 다문화 초등학생의 증가세는 두드러진다. 지난해보다 늘어난 다문화 학생 수(1만4730명) 가운데 대다수(1만1937명)가 초등학생이다. 초등학생의 증가율은 사상 처음으로 2%(2.2%)를 넘어섰다. 행정자치부 등에 따르면 올해 다문화 가정의 자녀는 20만여명이다. 유치원이나 학교로 유입될 아이들이 11만여명으로 현재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보다 많다. 더구나 결혼이민·혼인귀화자 상당수가 가임기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내국인 학생이 고착화된 저출산으로 급감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다문화 학생 증가가 폭발적인데 비해 교육 현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근저에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반(反)다문화 정서가 자리 잡고 있다. 이러다보니 다문화 교육은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실제로 초등학교 교과서를 보면 곳곳에서 내국인 가족을 ‘정상적 가정’으로, 다문화 가정은 ‘비정상’이나 ‘탐구 대상’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는 다문화 학생의 학교 부적응 및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차별코드’가 여전해 학교에 다니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다문화사회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다문화에 대한 인식의 틀을 완전히 깨야 하며 단일민족의 프레임에서도 이제 벗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 현장 곳곳에 다문화 요소가 녹아들어가야 한다. 다문화 교육을 ‘범교과 주제’로 선정해 획기적으로 늘리고, 국정의 상위과제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최재호 다문화 전담교사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아이를 보냈더니 따뜻하게 보살펴 훌륭한 인재로 키워내더라’는 얘기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우리 모두가 마음속 깊이 새겨야 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