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EPL도 움켜잡을까… 손흥민, 토트넘 이적 눈앞

입력 2015-08-28 02:05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이적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지난 19일 이탈리아 로마 올림피코 스타디오에서 열린 세리에A 라치오(이탈리아)와의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뛰는 모습. 국민일보DB

‘손세이셔널’ 손흥민(23)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센세이셔널을 일으킬까?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던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로의 이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로저 슈미트 레버쿠젠 감독은 27일(한국시간) 레버쿠젠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라치오(이탈리아)와의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을 마친 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뛰는 것을 선택했다”며 “아직 계약이 확정된 것이 아니지만 백지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버쿠젠은 3대 0으로 이겨 1, 2차전 합계 3대 1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이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슈미트 감독은 현재 압박과 수비에 중점을 둔 뒤 역습으로 골을 만드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손흥민은 좀처럼 슈팅 기회를 잡지 못했다. 손흥민은 레버쿠젠에서 입지가 좁아지자 토트넘에서 축구인생 2막을 열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영국 가디언은 “손흥민의 이적료가 3000만 유로(약 403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2년 전 함부르크에 1000만 유로(약 134억원)를 주고 손흥민을 영입한 레버쿠젠으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는 거액이다. 3000만 유로는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4∼6위권의 중상위 팀이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중앙 수비수 토비 알데르베이럴트와 케빈 비머, 측면 수비수 키에른 트리피어를 데려와 수비를 보강했다. 문제는 지난 시즌 득점 2위(21골)에 오른 해리 케인을 보좌할 선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케인은 이번 시즌 왼쪽 날개 나세르 샤들리와 섀도 스트라이커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지원을 받지 못해 고립되는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토트넘은 케인을 받쳐 줄 날개 공격수로 손흥민을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진출 이후 진화를 거듭해 왔다. 이제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 프리미어리그는 분데스리가보다 공수전환이 빠르다. 축구 전문가들은 스피드가 빠른 손흥민이 순조롭게 적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강한 압박과 함께 점유율 축구를 하기 때문에 손흥민이 슈팅 기회를 많이 잡을 수 있다. 다만 득점 루트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손흥민은 역습 상황에서 드리블에 이은 슈팅으로 많은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동료들과의 유기적인 플레이를 통해서도 골을 뽑아내야 한다. 프리미어리그는 몸싸움이 심해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체격도 더 키워야 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