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호 ‘끝내기포’… SK 5강 불씨 살렸다

SK 와이번스가 정상호의 끝내기 홈런 한 방으로 기사회생했다. 꺼져가던 가을야구의 불씨를 되살렸다.

SK는 2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9회말 정상호의 스리런포에 힘입어 5대 4 역전승을 거뒀다.

SK는 9회말까지 2-4로 패색이 짙었다. 특히 KIA가 최고 마무리 윤석민을 마운드에 내보내 SK의 패배는 기정사실화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 때부터 극적인 드라마가 연출됐다. 박정권과 조동화가 각각 윤석민을 상대로 안타를 쳐낸 뒤 1사 1, 2루에서 정상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정상호는 윤석민의 2구째를 공략해 좌측 담을 훌쩍 넘기는 비거리 120m 스리런포를 쏘아 올리며 이날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동안 SK의 극심한 타격 부진을 시원하게 날려버리는 한 방이었다. 정상호의 대포로 SK는 KIA에 6연패 끝에 승리를 거뒀다.

특히 SK는 정상호의 홈런포로 다시 5위 싸움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SK로서는 이 경기를 내줄 경우 5위 KIA와의 승차가 5.5게임으로 벌어지게 돼 사실상 포스트시즌 좌절이라는 비극을 맞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극적인 승리를 연출하며 KIA와의 승차를 3.5게임으로 좁혔다. 팀 순위도 7위로 한계단 올라섰다. 김용희 감독은 “오늘 경기를 반전의 계기로 삼아 앞으로 계속해서 이기는 경기를 만들어 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화 이글스는 연장 11회말 김태균의 끝내기 안타로 선두 삼성 라이온즈를 10대 9로 제압했다. 6위 한화는 이로써 KIA와의 승차를 한 게임으로 좁혔다. 한화 외국인 선수 제이크 폭스는 6회초부터 포수로 나와 6이닝 동안 투수를 훌륭히 리드하는 진기한 장면을 연출했다. 외국인 선수가 포수 마스크를 쓴 것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세 번째다. 폭스는 연장 11회초 박한이의 도루를 잡는 등 포수로서 녹록치 않는 실력을 과시했다. 또 공격에서도 8-8로 맞선 7회말 경기를 역전시키는 솔로포를 터트렸다.

넥센 히어로즈는 4번 타자 박병호의 홈런포를 앞세워 kt 위즈를 9대 1로 꺾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박병호는 3-1로 앞서던 4회말 1사 1, 3루에서 시즌 45호 스리런포를 쏘아 올리며 승부를 갈랐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