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는 마라톤과 중장거리 강국이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메달은 주로 마라톤과 1만m, 5000m, 3000m 장애물에서 나왔다. 그런데 최근 미국과 자메이카가 위세를 떨치고 있는 단거리에 케냐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중국에서 진행 중인 제15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케냐는 남자 400m 허들에서 이변을 연출했다.
케냐의 니콜라스 벳(23)은 25일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400m 허들 결선에서 47초79로 가장 먼저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우승후보로 꼽히지 않았던 벳은 이번 시즌 국제육상연맹(IAAF) 400m 허들 신기록을 작성해 세계 육상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날씨가 덥고 습도도 높아 전체적으로 기록이 저조한 이번 대회에서 종목 시즌 최고 기록이 나온 건 400m 허들이 처음이다. IAAF는 26일 “케냐가 800m 미만을 달리는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케냐에서 육상은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종목이다. 하지만 마라톤과 중장거리에 좋은 선수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 최근엔 어린 육상 꿈나무들은 중거리와 단거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제무대에 나설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한편 케냐 여자 육상선수 조이스 자카리(29)와 코키 마눈가(24)가 도핑 테스트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남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며 기록도 삭제된다. 이번 대회에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케냐는 26일 오후 11시 30분 현재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따내 중간 집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이번 사건으로 선수단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김태현 기자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 중장거리 강국 케냐, 단거리도 잘 뛰어요
입력 2015-08-27 0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