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겸 시인, 영화비평가 겸 시나리오라이터, 그리고 저널리스트 등 장르를 넘나들며 미국 문화계에 굵직한 흔적을 남겼던 작가의 유작. 에이지는 1955년 45세 나이에 심장마비로 급작스런 죽음을 맞았다. 영영 묻힐 뻔 이 책은 친구인 한 편집자가 유고를 발견한 덕분에 1957년 출간됐고, 이듬해 퓰리처상까지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소설은 작가가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 소설로 쓴 자전적 추도사다. 아버지는 그가 여섯 살이 되던 해 세상을 떠났다. 그 트라우마적 사건을 이야기 뼈대로 삼아 한 가족에게 찾아온 예기치 않은 비극을 가족 구성원 하나하나가 어떻게 바라보며 견뎌내는가를 탁월한 문체로 그려냈다. 어느 날 교통사고로 듬직한 가장 제이 플레트가 가족 곁을 떠난다.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아내 메리는 믿음으로 충만한 자신에게 왜 이런 아픔이 찾아왔는지 도통 알 수가 없고, 네 살배기 딸은 아빠오기만 손꼽는다. 여섯 살 아들 루퍼스는 우상과 같은 아버지 부재가 믿기지 않는다. 뉴욕타임즈는 “에이지가 언어를 다루는 힘은 당신을 숨 막히게 할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2005년 타임지 선정 100대 영문소설에 뽑혔고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연극·영화로 제작됐다. 손영옥 선임기자
[손에 잡히는 책-가족의 죽음] 기억으로만 머문 아버지를 위한 추도사
입력 2015-08-28 0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