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융쇼크 “美 대공황과 버금” “12월쯤 고점 회복”… 의견 엇갈리는 전문가들의 원인·전망 분석

입력 2015-08-27 02:02

중국발 쇼크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일부 국가의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전 세계 주식시장이 휘청대면서 1929년의 미국발 경제 대공황이나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세계경제가 다시 한 번 위기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그렇다는 의견과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1929년 상황과 비슷하다는 지적은 지금 중국 경제 붕괴의 원인과 결과가 당시와 비슷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당시 대공황은 과잉생산으로 경기가 성장세를 멈추게 됐고 이로 인해 실업 증가와 원자재 등 국제상품가격 폭락으로 이어졌다. 이 여파로 미국 주식시장이 붕괴하면서 전 세계적인 공황으로 확산됐다.

현재의 중국 경제 역시 과잉생산에 따른 저성장 국면에 빠졌고,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수요 감소와 이에 따른 국제상품가격 폭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중국 주식시장이 폭락장세에 돌입하면서 중국 경제는 물론 세계경제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저명한 투자분석가인 제임스 데일 데이빗슨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인 뉴스맥스 TV에 출연해 “지금은 1929년의 판박이로 일부 낙관론은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못 봤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증시 폭락론을 제기해 온 금융전문가인 톰 드마크 드마크애널리틱스 대표도 26일 “중국 증시의 움직임이 1929년 대공황 당시의 급락세와 비슷하다”면서 “중국 주가가 더 떨어져 2590선까지 추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미국 CNN머니는 이날자 분석기사에서 “금융위기 때보다는 경제 기반이 좋아져 심각한 금융위기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CNN머니는 구체적으로 2008∼2009년과는 달리 지금은 불황 속에서도 고용시장은 괜찮은 편이며, 부동산 자산버블도 당시에 비해선 미미한 수준이란 점을 들었다. 또 당시 배럴당 145달러이던 유가도 지금은 40달러 선으로 떨어져 오히려 경제회복에 불씨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위기가 중국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에 견주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지금은 아시아 각국의 경제 펀더멘털이 많이 좋아졌고 외환 의존도도 많이 줄어들었기에 아시아권의 ‘도미노 위기’ 가능성은 낮다는 반론도 있다. 투자은행인 골드먼삭스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제와 신흥시장 불안, 그리고 원자재 약세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시장에 계속 뒷심이 될 것”이라며 “주가도 12월쯤이면 고점을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발 위기가 전 세계 주요국의 경제정책에 적잖은 영향을 미쳐 9월로 예상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지거나 중국에 이어 유럽과 일본 등도 추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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