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도 보답이 없을 때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오늘날 수많은 부부들이 사랑 없는 결혼 생활에 꼼짝없이 갇혀 살아간다. 부부는 상대방을 위해 모든 것을 내주고도 행복을 누리지 못하다가 파경을 맞기도 한다. 파탄의 원인이 무엇이든 그 결과는 늘 똑같다. 결혼에 대한 환상은 깨지고 외로움만 남는다.
구약성경 룻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사랑의 여러 다른 측면을 만날 수 있다. 룻기를 따라가는 여정은 바흐가 작곡한 14곡의 푸가처럼 처음에는 단순하고 거의 평범하다가 점점 더 복잡해지면서 사랑, 복음, 공동체, 애통, 기도, 여성성, 남성성 등의 주제들이 출현한다.
책은 현대 사회의 과부와 홀아비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저자는 고대의 두 과부인 룻과 나오미의 여정에 동행할 것을 권한다. 룻기는 사랑의 인내가 아니라 언약의 파기가 새로운 규범인 세상에 꼭 맞는 이상적인 내러티브다. 룻기에 제시된 사랑의 원형은 미쳐 버린 현대 세계를 파악하고 거기서부터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
이 책의 도움으로 우리는 관계를 받아들이고, 거부당할 때 견뎌 내고, 공동체를 가꿀 수 있다. 사랑하는 삶을 살아갈 능력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려면 그 이야기를 통해 당신 자신의 이야기를 재편성하고 사랑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윤중식 기자
[크리스천 책갈피] 짝이 있어도 외로운 부부들을 위해
입력 2015-08-28 0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