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B747 점보기의 역사를 잇는 대형 항공기 B747-8i를 국내 최초로 인수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내년부터 중대형 항공기 A350XWB를 순차 도입한다. 항공업계에 차세대 항공기 도입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분위기다.
대한항공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 소재 보잉 에버렛 딜리버리 센터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레이 코너 보잉 상용기 부문 최고경영자(CEO) 등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B747-8i 1호기 인수 행사를 가졌다. 조 부사장은 “이번 고효율 고품격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토대로 고객들에게 한층 더 품격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B747-8i는 기존 모델인 B747-400과 비교해 연료효율을 16% 높였다. 반면 이산화탄소 배출은 16% 이상 줄였다. 여기에 현존하는 대형 항공기 가운데 가장 빠른 마하 0.86의 순항 속도를 자랑할 뿐만 아니라 최대 1만4815㎞까지 운항할 수 있다.
동체를 알루미늄 합금과 복합소재로 만들어 무게를 줄이고 엔진 성능을 향상시켰다. 날개 면적을 6% 늘리고 신형 엔진 덮개를 장착해 소음을 30% 줄였다.
B747-8i는 B747-400 대비 동체 길이가 5.6m 길어져 최대 50여석을 추가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30여석만 추가해 고객들에게 여유로운 좌석 공간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퍼스트클래스 6석, 프레스티지 클래스 48석, 이코노미 클래스 314석 등 총 368석을 배치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B747-8i 4대를 도입하는 것을 비롯해 2017년까지 총 10대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날 들여온 B747-8i 1호기는 다음 달 2일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에 처음 투입된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6월 프랑스 파리 에어쇼 현장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100대 규모의 차세대 항공기를 도입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B737MAX-8 50대, A321NEO 50대 등이다.
아시아나항공은 A350XWB 30대를 2017년부터 순차 도입해 주력 기종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A350-800 8대, A350-900 12대, A350-1000 10대 등이다. 기존 모델에 비해 연료효율이 25% 이상 개선됐다.
아시아나항공은 또 2019년부터 중형 기종인 A321NEO도 도입한다. A321 신형 엔진이 탑재돼 연료를 20% 정도 절감할 수 있다. 2025년까지 총 25대를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대형 항공사들이 잇따라 차세대 항공기를 대거 투입하는 배경에는 저비용항공사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최근 저비용항공사들은 노선 점유율을 점차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대형 항공사가 독점했던 장거리 노선까지 넘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연료효율이 높고 기내 환경이 업그레이드된 차세대 항공기를 통해 수익성을 올리는 한편 고객들에게는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차세대 항공기 전쟁 불 붙었다… 대한항공, B747-8i 점보기 국내 첫 도입
입력 2015-08-27 02:06